임동원 통일부 장관의 사퇴를 두고 청와대와 자민련이 팽팽히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자민련이 임 장관 해임안 처리를 두고 한나라당과 표결 공조를 시도, 4.13 총선 이후 다시 가동됐던 DJP 공조가 파국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같은 여권 내부의 격돌로 DJP공조에 금이 갈 경우 올초 자민련으로 이적한 민주당 의원 4명이 자민련을 떠나고 자민련은 교섭단체의 위치를 잃을 가능성도 제기돼 임 장관 문제가 '2여1야'의 현 정치권 판도를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한나라당 이재오, 자민련 이완구 총무는 31일 오전 자민련 총무실에서 접촉을 갖고 임 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키로 의견 접근을 보았다.
자민련 이 총무는 "임 장관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해임안 표결에 참석해 찬성할 수밖에 없다"며 여권을 압박했다.
이에앞서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는 30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당 소속 의원.당무위원 연찬회에서 "지난 3년간 못참을 것도 참으며 공조에 최선을 다했다"고 밝힌 뒤 "청와대가 뭐라하든 우리는 임 장관이 물러나도록 강요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박준영 대변인은 31일 "임 장관의 해임안 처리문제는 공동여당의 근간에 관한 문제로 자민련이 임 장관의 사퇴를 요구한 것은 유감스런 일"이라며 자민련의 요구를 거부한 것은 물론 공조파기의 가능성마저 제기했다.
박 대변인의 이같은 언급은 청와대가 자민련에 '자진사퇴'요구를 철회하고 공동여당의 공조정신을 살려 해임안 처리에 협조할 것을 사실상 공식 요구한 것으로 풀이돼 자민련의 반응이 주목된다.
한편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31일 당3역회의 후 "임 장관 사퇴를 거부하는 것은 망친 대북정책을 계속하겠다는 대통령의 오기"라며 "임 장관 사퇴를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는 만큼 해임안 표결을 강행, 나라의 혼란을 수습하겠다"고 표결처리 방침을 강조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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