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가족자원봉사 제안

21C는 자원봉사의 시대라고 할 만큼 자원봉사는 확대일로에 있다. 2001년은 유엔(UN)이 제정한 '세계자원봉사자의 해(International Year of Volunteers: IYV2001)'이다. 현재 100여개의 나라가 IYV2001에 참가하고 있고, 한국도 IYV2001 한국위원회가 창립돼 활동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한국에서도 자원봉사의 물결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제도적 차원의 움직임이 주를 이루고 있고, 아직까지는 의식적인 차원에서의 저변확대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자원봉사는 스스로 원해서 받들고 섬긴다는 의미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는 옛말이 있다. 나눔의 기쁨은 누려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자원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결같이 '처음에는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나눔의 기쁨은 누구든지 누릴 수 있고 누릴 권리가 있다. 우리 모두의가슴에는 사랑이라는 참 알 수 없는 것이 많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공부해야할 자녀가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는 지금 공부를 열심히 해야할 때지 자원봉사 같은 것은 커서 해도 된다'는식으로 말한다면 자식에게서 나눔의 기쁨을 빼앗는 격이 될 수밖에 없다. 자원봉사를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아직은 자원봉사같은 것은생각할 겨를이 없고,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자원봉사를 합니까' 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자원봉사는 결코 고귀한 그 무엇이고 특별한 사람만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할 때가 왔다.

이 즈음에 가족 전체가 자원봉사활동에 동참해서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일을 하면서 가족간의 사랑과 기쁨, 믿음을 함께 할 수 있는가족자원봉사를 통해 자원봉사의 공동체 만들기 작업에 동참할 것을 제안해 본다. 개인이 자원봉사를 하는데 가족의 동의가 없이는 결코 지속적인 자원봉사가 될 수 없고, 일회적일 수밖에 없다. 가족자원봉사는 우선 가족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어려운 현실을 공감하고, 함께 할 때 가족간의 사랑은 더욱 깊어질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부모가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과 행위를 보여줄 때 자녀교육은 저절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가정에서의 자녀교육은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가 먼저 본을 보이면서함께 할 때 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다.

가톨릭상지대학 사회복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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