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대구제일교회에 활력이 넘친다는 얘기가 자주 들려온다.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신도들의 수가 크게 늘어났고, 대내외적 활동이 갈수록 활기를 띠고있다고 한다. 제일교회가 지난 몇년동안 담임목사의 공백, 교인들의 갈등 등으로 혼란스런 모습을 보여왔기에 아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는 지난 7월 부임한 나요섭(44) 담임목사의 역할이 컸다. 108년의 역사와 전통, 수많은 교인, 영남지역 모(母)교회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곳이라, 40대 중반 젊은 목사의 활동은 신선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앞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거창한 계획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하나님이 필요로 하시는 것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
지난 28일 교회에서 만난 나 목사는 교수출신 답게 인터뷰 내내 뚜렷하고 단정한 이미지와 자신감있는 태도를 보여줬다. 그는 "하나님이 우리 교회의 어려운 일을 조금씩 풀어주는 것 같다"며 "하나님이 항상 놀라운 방법으로 인도하는 것을 보면서 그분을 믿고 따르는 묘미를새삼 느낀다"고 말했다. 복잡하게 얽혀있던 교회 문제가 서서히 해결되고 있다는 확신인듯 했다.
"아직 젊어 경험이 적은 만큼, 교회 어른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는 나 목사는 " 좀더 겸손한 자세로 하나님이 맡긴 소명을 다할수 있을까항상 고민한다"고 말했다.그는 "사회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는 만큼, 교회도 시대에 맞춰 나가야 한다"면서도 "신앙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표현하는 방법 만큼은 예전과 달라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이제까지 교회가 스스로 모범을 보여주지 못했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기회를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이를 위해 목회자들이 성경정신을 실천해나가고 항상 깨어있는 자세를 갖는게 필요할 것 같아요".그는 자라나는 세대를 보면 한국 교회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고 했다. "교회에서 영적으로 얻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꽤 있습니다. 젊은이들을 바르게 이끌기 위해 교회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나 목사는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성경구절인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더하여 주시리라'라는 의미를 항상 새기고 있는듯 했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그는 3대째 목회를 하는 집안 출신이다. 나 목사는 "하나님은 제가 날때부터 이 길을 정해 놓은 것 같다"면서 "아들(중학교 2학년)도 목회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임한지 얼마되지 않아 적응하는데 어려운 점이 적지 않다"고 털어놓고 "새벽 4시에 일어나 밤 11시까지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몸무게도꽤 빠졌다"며 밝게 웃었다.나 목사는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 신학대학원과 아이리프 신학대학원을 나온뒤 지난 98년부터 영남신학대 신약학 교수로 재직해왔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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