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옥의 묵시록 리덕스'-되살아난 '베트남전 광기'

조셉 콘래드의 장편소설 '암흑의 심장'(1902)을 각색한 '지옥의 묵시록'(1979)이 22년만에 잘려 나간 49분을 되찾아(Redux:리덕스) 31일 관객을 찾았다.

'대부'로 유명한 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몇개의 장면을 추가하면서 자신의 의도를 완전하게 되살렸다고 이제야 만족한 이 작품은 강산이 두번이나 변했음에도 걸작으로서의 풍모가 여전하다.

화면에서도 윤기를 보탰다. 테크니 컬러 삼색 프로세스를 현대화한 방식이라는 색-전사시스템으로 재인화된 화면은 한층 색이 깊고 풍부하며, 메콩 강물 위에 부서지는 햇빛의 결까지 풍부하게 되살려낸다. 미군 특수부대의 윌라드(마틴 신)대위는 고향에 돌아갔다가 아내가 내민 이혼장에 도장을 찍고, 다시정글로 돌아온다. 혼돈과 막연한 갈망에 시달리던 윌라드에게 떨어진 임무는 캄보디아에 자신의 왕국을 건설한 커츠 대령(말론 브란도)을 암살하라는 것.

엘리트 코스를 달리던 커츠 대령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길을 택했다. 윌라드와 그를 캄보디아까지 수행하는 4명의 병사들은 전쟁의 심장부를 관통하며 여러가지 경험을 하게 된다. 윌라드 일행을 강 입구에 데려다 주는 킬고어 대령(로버트 듀발)은 단지 서핑을 하기위해서 한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리고, 죽음의 냄새에 취한 병사들은 플레이 걸의 위문공연을 아수라장으로 만든다.윌라드 일행이 킬 고어의 서핑보드를 훔치는 장면, 연료교환조건으로 바니걸들과 섹스를 나누는 장면, 자신들의 플랜테이션 농장을 고수하려는 프랑스인들과의 저녁식사 장면등이 추가됐다.

이 영화는 비현적실이다. 기슭으로부터는 창과 화살이 날아오고 프랑스인들의 성채에서 열리는 파티에 초청받는다. 이 에피소드들은 서로 아무런 직접적 관련도 없는 악몽의 연속일 뿐이다. 하지만 코폴라는 이를 잇는 '다리'를 재건함으로써 연결을 매끄럽게 했고 베트남 전쟁의 어둠과 신화성이란 주제를 더욱 선연히 부각시킨다. 그래서 49분을 보태 3시간16분짜리 장편이 됐지만 오히려 오리지널보다 더 짧게 느낄 수도 있다. 카리스마의 '말론 브란도'와 재조우하고, 해리슨 포드의 촌스러운 과거도 만나게 된다. 대구 시네마M, 씨네 한일, 대구극장 상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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