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성 우울증 비율 남성의 두배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현실은 그걸 허락하지 않죠… 아직은 나라는 존재를 잊어버리고 살라는 뜻일까요?" 경산에 사는 주부 이희수(41·가명)씨는 유난히 가을을 탄다. 홀로 벤치에 앉아 고독을 느끼고도 싶고 괜한 일에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이씨는 자신이 우울증을 앓는 건 아닌가 때때로 의심스럽다.

가을은 해가 짧아져 일조량이 적어지면서 계절성 우울증에 시달리기 쉬운 계절. 겨울이 긴 북유럽 국가에서 우울증 환자가 특히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우울증을 겪는 비율은 보통 여성이 남성의 두 배 가량이다. 생리 전의 '기분 저조증' 등 감정변화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성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큰 원인이다. 특히 우리나라 주부의 경우 가사전담에 자녀양육과 교육까지 과중한 짐을 지고 있는데다 특별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도 없다. 주부우울증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분이 몹시 저하돼 있고, 하루종일 불쾌하며, 가정생활이나 직장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일단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우울증이 심해지면 식욕, 성욕, 수면욕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른 병으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술과 신경안정제에 의지하는 것은 좋지않다.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기 때문에 햇빛을 받으면서 바깥활동을 많이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충분한 휴식과 영양공급도 훌륭한 예방책이다. 가족들도 우울증을 병으로 여기고 치료를 도우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위기의 아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는 것보다 좋은 치료법은 없다.

(도움말=대구 파티마병원 신경정신과 박영우 과장)

박운석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