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단타 매매 다시 폭증세

지난 7월 액면가 미만 종목에 대한 증권거래세 부과로 한 때 위축 양상을 보이던 초단기 매매가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 하이닉스반도체의 거래량이 이틀 연속 4억주를 넘기면서 거래소 시장 총 거래량의 60%에 육박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도 데이트레이딩 때문.증권거래소가 7월 한달간 종합감리시스템을 통해 데이트레이딩 현황을 분석한 결과 데이트레이딩이 일어난 종목은 809개로 전체 상장사의 90.3%를 차지했다. 데이트레이딩 거래량은 하루 평균 1억3천여만주로 전체 거래량의 48.3%에 달했다.

데이트레이더들이 선호하는 종목은 하이닉스처럼 거래량이 많고 주가 변동 요인이 큰 절대 저가주다. 10원 단위로 돼 있는 현행 호가 제도에 따라 저가주일수록 작은 등락에도 시세 차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주가가 800원대에 불과한 하이닉스의 경우 한 호가인 10원 등락에 따른 주가 변동폭은 0.6% 안팎이다. 산 가격보다 10원이 오를 경우 0.33~0.4%에 이르는거래세와 매매수수료를 제하고 0.2~0.27%의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데이트레이딩이 성행하면서 수수료가 싼 증권사로 계좌를 옮기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형증권사의 거래 수수료(사이버 거래 기준)가 0.1~0.13%인반면 중소형 사이버증권사의 거래 수수료는 이보다 1/3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구지역에서는 모 사이버증권사가 월 4천여억원의 약정고를 올리며,대형증권사를 제치고 약정고 수위를 달리고 있다. 데이트레이딩은 그러나 증시 질서를 교란하고 중장기 정석투자를 위축시킨다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데이트레이더들은 "각종 불공정 행위가 판을 치는 한국증시 특성상 중장기 투자자가 단기 매매자보다 수익이 난다는 증거는 없으며 초단기 매매야말로 변동성이 큰 한국 증시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법 가운데 하나"라고 항변하고 있다.그러나 무엇보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초단타 매매가 의외로 수익을 내기가 어려우며 큰 손실로 이어지기 쉽다는 점이다. 특정 종목의 하루중 등락폭을 예측하는것이 오히려 장기 예측보다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데이트레이더들의 매매 습성을 악용해 이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려는 세력들의 단기 주가조작 행위도 적지 않다. 실제로 데이트레이더 가운데 수익을 내고 있는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잦은 매매에 따른 거래세 및 수수료 등 거래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수수료가 가장 싼 증권사를 이용하더라도 300차례의 거래만으로 원금에 해당하는 돈이계좌에서 빠져나간다.

모 증권사의 대구지점장은 "데이트레이딩이 성행하면서 부실저가주에 증시자금이 몰리는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며 "투자자는 말할 것도 없고 수수료 인하 과당 경쟁을 통해 초단기매매를 조장하는 증권사 모두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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