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니아(스페인)와 포르투갈은 세계를 제패한 경험이 있는 나라지만 국민들의 감정은 흡사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관계처럼 '가깝고도 먼나라'다. 서부유럽의 이베리아 반도를 영토로 삼아 국경이 맞닿아 있는 이 두나라는 '통치와 피통치'의 아픈역사를 가지고 있다. 스페인이 1580년부터 1640년까지포르투갈을 다스렸고, 압제에 시달렸다고 생각하는 포르투갈 사람들은 스페인과 축구경기때면 스페인을 제압하려고 사력(死力)을 다한다고 한다. 포르투갈이 스페인의 정정(政情)이나 군비확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우리의 처지와 비슷하다.
최근 일본이 보이고 있는 군사행보는 우리의 안보(安保)를 새삼 떠올리게 하는 자극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위대 전력증강을 보는 한국과중국 국민들의 마음은 일본이 군사대국화로 치닫는다는 우려가 보편적인 인식일 것이다. 지난 2일 시즈오카현(縣)에서 있은 일본의 육상자위대의 종합화력시범훈련은 자위대 전력(戰力)의 성장을 실감케한다. 다목적 탄환으로 적을 대량 살상할 수 있는 '96식 다목적 유도탄 시스템'을 처음 공개하고신형병기를 구형병기와 비교사용하는 시범도 보였다니 일본의 공격과 파괴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런 군비증강의 필요성 등을알리는 홍보비를 8월과 9월에 5억엔을 쏟아 부을 정도로 대국민 선전과 설득작업의 병행은 그만큼 자신감의 표출인지도 모른다.
지난달 29일에 쏘아올린 일본의 'H2A 로켓 1호기'는 안보전략면에서도 강국 반열의 기반조성으로 봐야할 대목이다. 두번의 실패끝에 이번의 위성발사 성공은 일본이 우주과학분야에서 세계 4강의 국가에 드는 것이라는 단순한 분석보다는 군사적인 의미가 크다. 일본이 이 기술을 바탕으로2년내에 첩보위성을 띄울 계획으로 있고 이럴경우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반도를 포함한 중국과 태평양 지역의 군사정보를 독자적인 계획아래 샅샅이 살피게 된다. 우리의 군사작전, 훈련등이 일본에게 모두 까발려진다니 모골 송연한 일이다. 군사력 증강이나 첨단기술이 하루아침에 돈만 쏟아 붓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병사들의 정신력과 안보의식은 국가의 정체성과 비례하는 것이다.겨우 이제야 사정거리 300㎞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얻은 우리와 일본은 천양지차의 실정이다. 일본의 군사력 증강을 단순하게 우려로 바라보고있다면 '임진왜란'당시의 상황과 무엇이 다른가. 분명한건 주적(主敵)에 일본도 포함될 수 있다. 그냥 외치는 반일(反日)이 아니라 일본군사력에 대한 이성차원의 '일본대비'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최종진 논설위원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