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구단 창단 시민대토론회

『월드컵을 앞둔 지금이 프로축구팀 창단의 적기입니다. 앞으로 바람직한 프로축구단의 모델은 대기업이 배제된 지자체와 시민, 지역 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는 시민구단입니다』

국내 축구계와 스포츠학계, 스포츠산업계를 대표하는 감독과 대학교수, 업계 대표인 김호곤 부산 아이콘스 감독, 신동성 국민체육공단 체육과학연구원 연구처장, 김기진 계명대 교수, 안종복 (주)이플레이어 회장이 3일 계명대에서 열린 「대구연고 프로축구팀 창단 시민대토론회」에서 대구시가 프로축구팀을 창단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이들은 국내외 프로축구단 운영의 성공 사례를 제시하며 도시연고의 프로팀은 세계적인 추세로 도시를 홍보하고 국제화하는 미래의 첨단산업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과 김동규 영남대 교수, 송형석 계명대 교수 등은 대구연고의 프로팀 창단에는 찬성하지만 대구시가 주체가 돼 체육기금을 사용하는 것은 잘못 됐다며 방법과 시기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특히 송 교수는 대구축구팀이 운영에 실패할 경우 책임질 사람이 없다며 「사후 책임론」을 제기, 관심을 끌었다.

참가자들이 주장한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찬성

▲김호곤 감독=프로는 장사다. 부산아이콘스는 안정환과 심재원의 몸값으로 100만달러(내년에는 250만달러)와 110만달러를 벌었다. 구단주가 시민이라면 오히려 팬서비스도 훨씬 나아질 것이다. 아이콘스는 부산시와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협상중이다. 대구는 대기업(축구단 운영의 주목적이 모기업 홍보)을 배제한 시민구단으로 출발하는 것이 가장 좋다.

▲신동성 처장=대구는 늦은 감이 있다. 경기장과 연습장, 축구팬 등 축구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축구팀을 만들면 성공할 것이다. 최근 스포츠마케팅의 연 성장율은 1만~2만%나 된다.

▲김기진 교수=축구는 피부색과 종교, 이념을 초월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대구는 자매결연도시 등과의 축구 교류를 통해 세계화를 앞당길 수 있다. 수익성과 공익성을 모두 추구하는 건전한 축구단이 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가 참여해야 한다.

▲안종복 회장(전 대우 단장)=대구는 월드컵 개최도시로서의 위상, 시민 여가선용 공간 마련, 경제적인 효과 등을 위해 하루 빨리 축구팀을 만들어야 한다. 월드컵 후에는 축구 환경이 변화 지금보다 훨씬 많은 창단비용이 든다. 대우 그룹이 제 값(180억원)을 받고 판 것은 축구단 뿐이다.

▨반대

▲조광현 처장=지자체가 나설 이유가 없다. 재정 손실로 물의를 일으키고 형편없는 성적이 나오면 도시 이미지를 더 나쁘게 한다. 창단 자금으로 사용하려는 체육기금은 근본 용도와 맞지 않는다. 공신력있는 기관의 타당성 검토가 필요하고 공론화 과정이 더 필요하다.

▲김동규 교수=국내 프로축구의 관중 수는 허수가 많다. 대구시는 이점을 고려하지 않고 입장 수입을 15억원으로 예상했는데 현실성이 없다. 시민구단의 투자 능력에도 의문이 있다. 대구시는 창단보다는 대구월드컵경기장의 장기 임대 등을 내세워 국내 프로구단의 연고지 이전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송형석 교수=대구시의 창단 절차에 문제가 있다. 지역 경제사정을 고려하지 않았고 시민들의 의견 수렴 과정이 없었다. 창단 후 최악의 상태가 될 경우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한편 토론회에서 이석희씨가 주제발표를 했고 반대 의견을 낼 김중철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개인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사회는 최봉기 계명대 행정학과 교수가 맡았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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