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붕괴 지역정가 득실 계산

DJP공조의 붕괴를 바라보는 지역 정치권도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당장 내년 선거에 미칠 파장을 검토하며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 3당의 반응은 조금씩 다르다.

민주당은 DJP공조의 붕괴가 몰고올 대대적인 당정개편이 최우선 관심사다. 멀리는 내년 선거까지 걱정할 겨를이 없다. 어차피 지방선거에서는 기대할 것이 없었는데 DJP공조가 깨진다고 달라질게 없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지역출신인 김중권 민주당 대표의 거취가 지역 민주당의 활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김 대표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져 있다. 그나마 김 대표라도 있어서 비우호적인 정서에도 불구하고 활동의 여지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대선정국이 곧 전개되는 마당에 김 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바뀌는 상황이 초래될 경우 그만큼 활동 여지는 좁아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공동여당으로 DJP공조의 우산 아래 있었지만 98년 지방선거 이후 당세가 거의 상실되다시피 해 공동여당이라는 이름을 무색케 할 정도였던 지역 자민련으로서는 공조파기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일말의 기대를 하고 있다. 보수 원조로서 지역의 보수성향과 3공.5공에 대한 희미한 향수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극심한 인물난에다 공동여당의 연합공천에 대한 기대도 사라져 버려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전망은 지극히 비관적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지역에서의 우위가 더욱 확고해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구시지부와 경북도지부가 일제히 임동원 통일부 장관 해임안 통과가 국민신뢰 상실과 현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를 입증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인 것도 이같은 자신감의 발로다. DJP공조 아래서도 지역에서는 별 위력이 없었는데 두 여당이 갈라선 만큼 영향력은 더욱 축소될 것이 확실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그동안 내심 우려하던 영남후보론의 위력도 곧 단행될 당정개편을 계기로 약화될 것이라는 기대와 전망도 하고 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