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지식인 760여명 등 전국의 지식인 2천700여명이 3일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전국 지역 지식인 선언'에 나선 것은 분권과 관련해 지역의 대표적인 지식인들이 민간 차원에서 처음으로 조직적 문제 제기에 나섰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이 선언을 통해 "지방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대안이자 지방자치의 내실화를 위한 전제조건은 지방분권"으로 "주민자치의 참여 민주주의를 통해 실질적인 민주화를 실현하려면 먼저 지방분권이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핵심을 찌르고 있다.
지방자치가 도입된지 10년이 넘었으나 피폐해진 지방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을 겉으로는 앵무새처럼 외면서도 이 나라의 정치인들과 관료들이 오로지 자기들이 몸담고 있는 중앙의 권력과 이해타산을 위해서만 운신했다는 뜻이 아닌가. 말만 지방자치지 수도권으로의 집중 현상은 더욱 심화, 지방은 형해화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지방은 산업이 공동화되고 인재와 자금은 수도권으로만 몰리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지방분권 정책의 기본 방향을 '지방에 결정권을' '지방에 세원을' '지방에 인재를'로 설정한 것은 백번 당연한 것이다. 중앙에 모든 권한이 집중되고 '2할 자치'라는 말처럼 재정을 중앙에서 주무르고 법적, 행정적인 제약이 그대로 존속된다면 지방자치의 실질적인 실현은 불가능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21세기의 화두인 지역 발전, 지역 혁신도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서울-과잉의 비효율과 지방-부족의 비능률로 서울의 위기, 나아가 국가의 위기까지 초래하게 된다.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우리 사회의 모든 부문의 서울 집중으로 나타나고 있는 지역 패권주의, 지역 갈등으로 인한 국가경쟁력 저하 등 엄청난 폐해를 당장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지방을 살리기 위한 '지방분권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정치권과 정부에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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