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촌에 쫓겨간 애완견…

요즘 농촌에선 상당히 고급스런 개들이 들판이나 골목길을 누비고 다닌다. 최소 20만원은 하는 것들. 경제 사정이 좋아져 농민들이 이런 애완견을 산 것일까?

그러나 사정을 들여다 보면 이 개들의 얘기는 도시 직장인 실직사태와 어려운 경제사정과 연결돼 있다. 직장인 등이 여유가 있을 때 사 애지중지 키우다가실직 등으로 어려워지자 정때문에 버리지는 못하고 농촌 부모님댁에 맡겨 둔 것.때문에 칠곡 왜관읍 봉계리, 가산면 가산리 팔공산마을 등에 돌아 다니는 요크셔테리어.치와와.몰티즈 등 값비싼 애완견들에서 과거 우아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얼굴에는 눈꼽이 말라 붙었고 곱고 복스럽던 털도 온몸에 이리저리 뭉쳐진 채 꾀죄죄하다.

시골에서는 본래 개 먹이가 그렇듯 이들 역시 구정물에 찬밥, 반찬 찌꺼기 정도가 얻어 먹을 수 있는 메뉴의 대부분. 봉지당 2만~3만원씩 하는 외제 사료, 통조림, 값비싼 영양제를 먹고, 미장원, 전문 옷집까지 드나들던 것은 옛말이 된 것.

칠곡.구미 등의 애견센터 관계자들은 "최근 2, 3년 사이 시골마을에서 꽤 괜찮은 애완견을 쉽게 볼 수 있으나 농촌에서는 아예 관리가 안돼 똥개 신세가되고 있다"고 했다.

칠곡.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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