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 총리가 자민련 총재직을 버리고 총리직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자민련이 발끈하고 있다.
이 총리는 4일 오전 총리직과 자민련 총재직 사직서를 각각 접수시킨 후 지역구인 경기도 포천 시.군의원 연찬회에 참석 "6.15공동선언후 우리는 전쟁공포에서 벗어나게 됐다"며 "햇볕정책은 성공했다"고 강조, 자민련과 다른 입장을 밝혔다. 또 "8.5 평양축전과 관련한 친북 인사들의 돌출행동은 법에 따라 엄단하고 남북대화는 계속해야 한다"면서 임동원 장관 해임안에 대해서도 간접 비판했다. 이같은 발언은 자민련 복귀를 거부한 것으로도 비쳐졌다.그러나 자민련 지도부는 이 총리의 당 복귀를 강조하고 있다. 이 총리가 5일 아침 김종필 명예총재 자택을 방문한 뒤 자민련은 "이 총리가 당 복귀 의사를분명히 밝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명예총재도 이날 일본방문을 위해 출국하기 전 "이 총리가 각료 제청 등의 절차를 마친 후 당에 복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김 명예총재는 또 "이 총리는 자신의 유임설이 사실무근이며 청와대로 부터 총리직 유임을 제의받은 일도 없다고 부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두사람의 회동에 대해 "이 총리가 자민련 총재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자리"라는 설도 나돌고 있다. 김 명예총재의 한측근은 "JP가 이 총리에 대해 매우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지난 총선을 앞두고 혼자 입당한 이 총리는 당 총재와 총리 등 당에서 많은 혜택을 입었다"며 "탈당할 경우 이 총리는 도의적인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총리의 한 측근도 "이 총리가 일본방문에 나서는 JP에게인사차 방문, 자민련 총재직 사퇴에 대한 양해를 구했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만약 이 총리가 총리직에 잔류한다면 "차기 대선주자를 원하고 있지만 당내 지지기반이 없고 JP 대망론에 밀릴 가능성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신임 총리에 대한 국회 인준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도 이 총리의 잔류를 권유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자민련 이양희 총장은 "정치 도의를 알고 경륜이 있는 분이 당 복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이 총리에 대한 압박을 계속했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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