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 역사 기억상실은 미 책임

美 연구단체 지적일본이 독일과 달리 과거 침략역사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주변국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데에는 미국 국무부의 책임이 크다고 워싱턴의 비영리 연구단체 '뉴 아메리카 파운데이션'의 스티브 클레먼스 부소장이 3일 지적했다.

클레먼스 부소장은 이 날짜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미국은 지나친 전후배상 부담이 경제를 파탄시켜 일본에서 공산주의를 출현시킬 것을 우려해 지난 51년 일본에 대한 전쟁배상권을 포기하는 샌프란시스코평화조약을 주도한 것으로 지적하면서 이는 법정소송 과정을 통해 일본이 주변국과 역사인식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미국무부 협상대표로 참석한 존 F 덜레스가 일본에 대한 전쟁배상을 포기하는 조약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조인을 거부하던 네덜란드를 끌어들이기 위해 개인차원의 배상소송을 허용하는 일본과 네덜란드간의 비밀합의를 중재했던 것으로 밝혔다.

클레먼스는 네덜란드가 이를 근거로 지난 56년에 일본으로부터 전쟁배상금으로 1천만달러를 받아냈으나 비밀합의 내용은 2000년 4월에야 공개돼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대부분의 당사자들이 이미 사망한 뒤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행정부가 강제노역에 동원된 미전쟁포로들의 소송에 반대하는 변론서를 법원에 제출하는 등 전후 배상소송을 억제하는 입장을 보여온 것으로 지적하면서 일본의 전후배상을 지지하지 않은 것은 일본이 아직도 주변국과 역사문제를 놓고 갈등을 일으키는 한 요인이 되고있다고 강조했다.

클레먼스는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토론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비난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그러나 미국인과 다른나라 국민들의 소송을 허용할 수 있는 비밀합의 문서를 공개하지 않은 미 국무부 역시 일본의 역사 기억상실증에 한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뉴욕연합)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