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군 고경면 '만남의 광장' 뷔페식당에서 퍼지기 시작한 콜레라는 방역체제만 제대로 가동됐더라면 초기에 잡혀 집단 발병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북도 보건 당국은 지난 2일에야 콜레라 발병 사실을 발표하면서 "올해가 콜레라 발생 10년 주기에 해당돼 지난달 13일부터 설사환자 모니터링제를 운용 중이고 이번 사태도 이 제도를 통해 확인됐다"고 했었다.
그러나 문제된 식당에서는 18일에 이미 10여명의 설사 환자가 발생했고 그 중 종업원 권모(50.여)씨의 증세는 특히 심해 영천 모 병원에서 입원 치료까지 받았으나 감시망에 전혀 잡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권씨는 증세가 호전되자 23일부터 다시 식당에서 일했다고 식당 주인 정모(여.51)씨가 말했다.
권씨를 치료했던 병원은 단순한 장염.설사로 판단해 가검물 조사는 않은채 19일부터 항생제를 투여, 역학조사를 해도 콜레라균이 검출되지 않게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이 있은 후 그 식당에서 식사한 고객 상당수가 설사를 앓아 항의가 잇따르자 식당측은 30일 오후 스스로 문을 닫을 정도였지만, 보건 당국은 이를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콜레라 발생을 발표했다.
또 병원들도 둔감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영천시내 병의원 의사들 사이에서는 지난달 말쯤 "유난히 설사 환자가 많다"는 이야기가 나돌았으나 대개 식중독이나 단순 장염으로 판단해 신고를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의사는 "설사 환자가 꽤 있었지만 콜레라는 생각지도 않고 수액주사 등 일반적인 처치만 했다"고 말했다.심지어 포항에서는 문제의 영천 식당에서 식사한 후 극심한 설사 증세로 환자가 사망한 일까지 벌어졌지만 모니터링 되지 않았다.
문제가 불거진 후에도 보건 행정이 환자 관리 등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보건소 1차 검사경북도 보건연구원 검사국립보건원 확정 발표까지 마치느라 4, 5일이 지나야 환자 격리가 가능, 2차 감염이 우려된다는 것. 실제로 4일 추가로 판명된 영천지역 콜레라 환자 중 허모(51.여.문외동)씨가 병원에 격리 입원되지 않고 서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천.서종일 기자 jise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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