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총리 사퇴시사

이한동 국무총리가 청와대의 유임 권유에도 불구하고 5일 총리직 사퇴를 시사함에 따라 총리와 민주당 대표, 청와대 비서실장 등 이른바 빅3를 포함한 당정개편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전국 장애인 부모대회'에 참석, 방명록에 서명하면서 "이것이 총리로서 마지막 사인(서명)이 될 것"이라며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또 옆에 있던 한 여성 참석자가 "무슨 말씀이세요. 오래 하셔야죠"라고 하자 "그럴 리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총리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앞서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신당동 자택으로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를 방문, "각료 제청 등의 절차를 마친 후 당(자민련)에 복귀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김 명예총재는 전했다. 또 이 총리는 신당동을 방문한 뒤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청와대 한광옥 비서실장을 15분 정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총리 유임을 전제로 민주당 대표와 청와대 비서실장을 교체하려던 김 대통령의 당정개편 구상은 변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 총리의 자민련 복귀가 확정될 경우 신임 총리에는 김중권 민주당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새 대표에는 실세형의 한화갑 최고위원과 관리형의 김원기 최고위원이 거명되고 있다. 한 비서실장이 청와대에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에는 한 실장이 유임되거나 박지원 정책수석이나 남궁진 정무수석의 기용설이 나돌고 있다. 박 수석이 통일부장관으로 옮길 것이란 전망과 함께 한 실장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김 대통령은 당정개편의 시기와 관련, 7일 대폭적인 개각을 시작으로 당정개편을 단행하되 내각을 먼저 개편하고 이어 당과 청와대의 개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당정개편 시기와 관련 "김 대통령은 개각을 먼저 하고 당과 청와대를 이어 개편할 것으로 안다"면서 "대통령은 현재 여러 의견을 듣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6일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해 7일 단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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