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실업한파 IMF후 최악

고학력자의 취업문이 외환위기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국내외 경기가 동반 추락하면서 삼성을 비롯 상당수 대기업들이 감원에 돌입하고 대부분 업체들이 하반기 신규채용을 포기, 전문대졸 이상의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있어 실업행렬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취업정보전문업체 '리크루트'가 최근 700여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의 10%가량인 67곳만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취업정보업체 등이 분석한 바에 의하면 올해 고용시장은 신규진입자 17만여명, 취업재수생 43만여명 등 구직자들이 6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이 가운데 10만명정도만 취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역 한 사립대 취업정보실은 "지방대엔 아예 채용의뢰가 오지 않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며 "상당수 대졸자들이 취업도 못해보고 정부의 실업대책에 기대는 처지로 전락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대구 경일대에서 대규모 취업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는 대구인력은행(노동부 산하 취업알선기관) 은 서울·경기지역 100여개 대기업에 대해 참여를 요청한 결과 참가의사를 보인 곳은 10여곳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대구인력은행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는 참여의사를 나타냈던 기업들이 이제와서는 채용계획이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고용시장의 위축은 최근 대기업들의 잇단 구조조정과 겹쳐 새로운 실업사태를 불러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일자리를 잃어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들의 숫자가 지난 7월말 현재 1만3천502명을 기록, 지난 해 같은 시기 8천327명보다 62%가량 늘어났다.

직장을 잃어 고용보험을 상실한 근로자도 지난 7월말 2만5천271명에 달해, 지난 해 같은 시기(2만3천231명)보다 10%가량 증가했다.

대구인력은행 이신희 실장은 "삼성을 비롯, 포항제철 등 대기업이 채용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채용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대졸자 이상 고학력자들의 실업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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