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종교 초대석-왜관수도원 4대 아바스 이형우 신부

"수도회 규칙서 핵심내용인 섬김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데 역점을 두겠습니다. 하느님과 성직자, 남편과 아내 모두 서로를 존중하고 섬기는 것이 복음의 핵심입니다".

지난달 23일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054-972-2000) 제4대 아바스에 선출돼 오는 11일 오후2시 취임축복식을 가질 이형우(55) 시몬베드로 신부는 서로를 아껴주는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95년 이덕근 아바스가 사임한 후, 6년동안 계속된 관리원장 대행체제를 마감한 이 아바스는 지난 77년 사제 서품을 받고 로마 아우구스티아눔 대학에서 교부학과 교부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귀국, 대구가톨릭대 교수로 재직중인 교부학 분야의 권위자.

세계 여러 수도회 가운데 가장 오래된 1천5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의 운영 방침에 대해 이 아바스는 "기도생활과 지역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땀 흘리는 생활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통을 충실하게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보다 출판, 통신교리, 사회복지 활동 등 기존의 일에 내실을 기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왜관 수도원 설립 50주년때도 떠들썩한 행사는 지양할 것"이라는 이 아바스는 "베네딕도회가 한국에 뿌리를 내린 지 100년이 되는 2009년에는 걸어온 역사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가난한 교회가 되어야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게 된다"는 방침을 갖고 있는 이 아바스는 "한국 교회가 이런 정신을 보다 강하게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국교회를 지탱해 온 힘은 순교자들의 정신"이라는 이 아바스는 교회가 양적으로 팽창하는 과정에서 순수한 믿음의 정신이 점점 사라져가는데 대한 지적과 함께 "종교가 정치와 밀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인간의 존엄성에 비추어 볼 때 잘못된 것은 교회가 적극적으로 비판, 사회 양심의 보루 역할을 해야 한다"며 종교의 사회정화 기능을 강조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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