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부는 '영웅주의'열풍

북한에서 다시 '영웅주의' 캠페인이 강력하게 전개되고 있다.고비때마다 부르짖었던 '영웅주의'가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5, 6년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북한에서의 '영웅주의' 캠페인은 예나 지금이나 특히 청소년들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청소년사상교양의 정도가 북한체제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북한당국의 인식에서 비롯된 조치이다.

최근 함경북도 무산고등중학교를 '영웅무산고등중학교'로 명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학교에서는 또 영웅들과의 상봉모임을 자주 갖는 등 영웅들을 따라 배우기 위한 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북한에서 영웅학교로 명명된 학교는 △함경남도 신포시 영웅룡원고등중학교(15명) △함경남도 홍원군 영웅홍원고등중학교(10명) △함경북도 명천군 영웅황곡고등중학교(9명) △량강도 영웅혜산제1고등중학교 (10명) △남포시 영웅강서 제1고등중학교(10명)등이 있다.

최근 불고 있는 북한사회의 '영웅주의' 열풍은 이미 금년초부터 그 조짐이 나타났었다.

노동신문이 새로운 시대의 표상으로 '영웅적 사나이'를 제시한 것이 그 단서가 됐다.

신문은 '영웅적인 사나이'의 특징으로 △남들이 하나도 하기 어렵다고 도리질할때 열,백가지도 해내겠다고 접어들며 △보통사람들이 입을 딱 벌릴 정도로 궁냥(궁리)을 크게하고 요란하게 판을 벌이며 △ 기성관례를 뛰어넘고 상식을 뒤집어 놓으며 일을 하는 것 등 세가지를 꼽았다.

최근 북한사회의 '영웅주의' 열풍은 '영웅찬가'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서도 나타나고 있다.

'…포화의 그 시절은 저 멀리 흘러가도/ 영웅의 모습은 살아있어라/ 청춘의 붉은 심장 고국에 바친 병사/ 영원히 그 나이 열여덟이였네.'

90년대 중반 발표된 이 찬가의 제목은 '영웅의 나이 열여덟이었네'인데 이 찬가는 특히 '김광철'등 유명한 영웅들을 소개할때 함께 게재되고 있다.

김광철은 군사훈련중 대원들을 구하기 위해 폭발직전의 수류탄을 몸으로 덮어 청춘을 바쳤다는 병사이다.

북한에서'영웅주의'의 역사는 정권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예를들어 6·25전쟁때는'전쟁영웅'이, 천리마운동이 본격화되던 50년대 후반부터 60년대까지는 '노력영웅'이, 그리고 3대혁명의 시기인 70년대 초~80년대 중반에는 '과학기술영웅'들을 등장시켜 이 캠페인을 전개했다·.

80년대 후반이후 지금까지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총비서 체제를 수호키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군인, 혁명투사들이 재조명되면서 이들을 본받자는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북한에서 '영웅주의'캠페인은 개인의 희생과 헌신을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 또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총비서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95년 4월 강원도 철원군 부압리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총비서를 소재로 한 미술품과 관련도서를 구해내기 위해 일곱차례나 화염속으로 뛰어들었다가 사망한 이복지가 '총폭탄 영웅'의 전형으로 소개된 것은 이의 대표적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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