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북 언어 이질화 심각

남북간에는 반세기가 넘는 분단으로 인해 언어 이질화가 심화, 일부 동물이름까지 달리 부르게 됐다. 그 중에는 사투리만큼이나 재미있는 이름도 있지만 혼란스러운 경우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낙지와 오징어이다.

북한에서 말하는 낙지는 남한의 오징어를 일컫는다. 북한의 조선말대사전도 낙지에 대해 "몸은 원통모양이고 머리부의 양쪽에 발달한 눈이 있으며 다리는 열개인데 입을 둘러싸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에서 말하는 오징어는 '갑오징어'를 가리키며, 낙지는 '문어새끼'로 부른다.

꼴뚜기의 경우 북한은 '호드기'라고 한다. 돌고래는 '곱등어'로 불리며 '돌고래'라는 용어는 생물 분류상 '고래목'에 속하는 '돌고래과' 전체를 지칭할 때 사용한다. 바다표범은 '넝에'라고 부르며 하마는 '물말', 불가사리는 '삼바리'라고 한다재미있는 것은 북한에서 '상상의 짐승'인 불가사리는 그대로 '불가사리'라고 쓰지만 바닷속에서 닥치는대로 먹어치우는 극피동물의 일종인 불가사리는 '삼바리'로 일컫는다는 것이다.

이밖에 판다곰은 '참대곰'으로, 코뿔소는 '서우(犀牛)'로 부르며 표범은 '불범'이라고 한다.

가축의 경우 거위를 '게사니'로 부르며 장닭은 '무닭'이라고 한다. 북한은 '게사니'를 "집에서 기르는 날짐승의 한 가지로 오리와 비슷하지만 덩치가 크고 이마가 혹모양으로 두드러졌으며 목이 매우 길고 가슴이 넓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크낙새를 '클락새'로, 청둥오리는 '청뒹오리'로, 거북이는 '거부기'로 표기하고 있다.

한편 지난 7월 25일부터 8월 중순까지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모스크바로 가는 특별열차안에서 '하늘소 고기'를 즐겨 화제가 된적이 있었는데, 그 하늘소가 알고보니 '당나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수기자 bio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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