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상황과 달리 올해는 적조가 장기화되면서 연안 자연 생육 물고기들마저 잇따라 폐사하고 있어 연안 어자원 황폐화가 우려되고 있다.
영덕 해역 경우 지난달 27일 강구 앞바다에 주의보가 내려진 뒤 11일째 적조가 계속되면서 양식장 물고기는 물론 연안 자연상태 고기를 계속 폐사시키고 있다. 지난 1일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자연 생육 물고기 폐사는 2~3일 전부터 더욱 악화돼 현재는 사체가 무더기로 항포구 쪽으로 밀려 나오고 있다. 강구면 '대구횟집' 주인 구모(55.여)씨는 "지난 4일부터 각 포구에 상당량의 물고기들이 죽어 나오고, 아침에는 숨을 헐떡이며 떠밀려 오는 고기를 사람들이 떨채나 양동이로 잡아 내고 있다"고 했다. 축산면 어민 김일석(54)씨는 "4~5일 사이 황어.아지.망상어.노래미.돔새끼 등 수천 마리가 죽어 마을 앞으로 떠밀려 나왔다"며, "일부 연안에서는 전복.멍게까지 죽어 나오고 있다"고 했다.
포항 청하면 방어리 일대에서도 지난 4일 오후부터 놀래미.방어.전복 등 자연 생육 어패류들의 사체가 바닷가로 밀려 나오기 시작했다. 어민들은 "값이 폭락하고 파도도 높아져 배가 멀리 나가보지 않아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으나, 죽은 물고기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이 마을 박두완 어촌계장은 "공동어장의 2년생 전복과 고동.해삼은 물론이고 바닥에 붙어 사는 문어.베도라치까지 죽어 나온다"고 했다. 포항시청 관계자는 "현재는 자연 생육 물고기의 폐사가 국지적으로 나타나지만 적조 밀도가 높은 송라∼영덕 사이 해역에선 실제 상황이 훨씬 나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때문에 강구의 어민 이돌수(51)씨는 "적조가 며칠만 더 지속되면 연안 물고기의 씨가 마를 것"이라며, "1995년 적조 뒤에도 2~3년간은 연안 바다에 물고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1995년에는 적조가 3∼4일밖에 머물지 않았는데도 피해가 그 정도였다는 것. 영덕 앞바다 적조는 밤에는 3~4km 밖으로 밀려 나갔다가 오전 10시 전후 다시 연안으로 바짝 다가 붙는 게릴라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영덕.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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