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人事) 평론가를 찾아라". 경북도청 공무원들 사이에 직장협의회 홈페이지를 누비는 얼굴없는 논객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어느 사이트든 논객은 반대파의 무자비한 공격 대상이 되는 것과 달리, 이 논객에 대한 지지는 거의 전폭적이다. 대부분 공감할 뿐 아니라 "술을 사겠다"는 열렬 지지자, "예리한 글을 부탁한다"는 기대자, "우리 일도 거론해 달라"는 청탁자에 이르기까지 팬이 다양하다.
이 '인사 평론가'가 등장한 것은 올해 정기 인사가 있었던 지난 3월. 짤막한 평이었지만 도청 인사의 난맥상을 조목조목 지적해 조회수가 1천300여회에 이를 정도로 시선이 집중됐다.
그 뒤 한동안 잠적했지만 토목직 인사, 울릉부군수 인사 등이 있었던 5월 초와 7월 말에 다시 복귀했다. '물 먹은 잡직'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토목직 인사에 대한 평을 부탁했고, 논객은 다소 전문성이 필요한 이 분야에까지 조목조목 짚어 나감으로써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 글이 실리자 한 네티즌은 '고난도 평론'에 감사하면서 소주 한 잔 사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익명인이니 만나기가 불가능. 그래서 "모일 모시에 도청 정문 앞에서 담배를 삐딱하게 물고 한쪽 다리를 꺼덕거리며 기다리고 있겠다"고 제안했다구조 조정 내용을 반영하기 위해 있은 8월 인사 때는 '평론 해설가' '평론 실습생' '평론가 숭배자' '평론 수습생' 등 추종 세력까지 대거 등장했다. 어떤 네티즌은 "현상금을 내걸테니 논객을 찾아 달라"고 수배령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찾아 내서는 '인사국장(?)'에 임명하겠다는 것.
지난달 27일엔 '구조조정 평론가'라는 ID로 "'하위직의 애환, 구조조정 난맥상'이란 글을 홈페이지 대신 직협 회보에 기고하겠다"고 밝히자, 직장협의회에는 '회보가 언제 나오느냐'는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지금은 '6급 승진의 길목을 차단하고 있는 특정 직종과 시급한 결원 보충'이란 글을 예고, 많은 직원들이 그의 재출현을 기다리고 있다.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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