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JP, DJ·이총리 맹비난

"지금부터 JP의 행보를 지켜보라". 해임안을 두고 공조파기를 선언한 것에서부터 헌정사상 초유의 당 총재(이한동 총리) 제명에 이르기까지 초강수로 일관하고 있는 김종필 명예총재를 두고 자민련 관계자들이 전하는 말이다.

7일 경기도 안양 새마을 연수원에서 열린 당 여성위 연수회에서 JP는 '천벌'을 암시하는 발언을 쏟아내며 "자민련은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 15명이 똘똘뭉쳐 캐스팅보트 역을 할 것"이라고 했다. 목소리도 어느 때보다 컸다.

노자에 나오는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疎而不漏·하늘의 그물은 눈이 굉장히 넓어서 성근 것같지만 죄인을 결코 빠뜨리지 않는다)'를 되뇌이며 "용서할 수 없다"고도 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욕심난다고 멋대로 하고 시간이 지나면 '너 잘 해준거 아무 소용 없어'하는데 무슨 욕심을 그리내"라며 독설을 서슴지 않았다. 급기야 총재복귀 가능성 마저 언급했다.

그러나 JP를 바라보는 자민련 관계자의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당이 처한 현실상황이 녹록하지 않은데다 독자적인 활로 모색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가깝게는 교섭단체 붕괴로 재정적인 문제에 당면해 있고 국회법 개정에 대해서도 한나라당 지도부가 제동을 건 상태다. 대망론 역시 DJP공조가 무너진 마당에 자민련 혼자 바람을 일으키기에 역부족이라는 현실정치의 벽도 절감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임동원 장관 해임안에 대해 독자 목소리를 내는 등 당 정체성 회복에 진력해 왔으나 현실적인 과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JP가 결정적인 정치적 고비에 직면했다"고 보는 견해도 적지않다.

JP가 내년 양대 선거를 향해 승부수를 띄울 1차적 대상은 이념성향으로는 보수층, 지역적으로는 충청권에 한정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념면에서 한나라당과 차별화가 필수적이고 지역적으로도 이미 민주, 한나라 양당의 충청권 공약에 직면한 상태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나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이 충청권에서 차기 맹주를 넘본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게다가 당에서조차 지역정서만으로 충청권 사수가 가능할 지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또 공동정권의 메리트가 사라졌다는 점도 과제다. 입각이나 정부 산하기관 등의 지분이 사라진 마당에 누가 자민련에 문을 두드리겠는가 하는 것이다.

자민련 한 관계자는 "JP가 당의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를 해야하는 상황으로 당 분위기가 급격히 쏠리고 있다"며 "자민련의 활로모색이 곧 JP의 정치적 운명과 직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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