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생식능력을 저하시키는 대표적 환경호르몬인 다이옥신이 인체에서 암을 일으키는 메카니즘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다이옥신의 인체암 유발 사실은 지금까지 동물실험과 역학조사를 통해 간접 확인했으나 직접 인체 세포 실험에서 규명한 것은 처음이다.
대구가톨릭대 의대 양재호 교수(약리학교실·사진)는 10일부터 경주 현대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21차 국제다이옥신학술대회 개막 기조논문에서 "정상적인 인체 세포를 배양해 다이옥신에 노출시킨 결과 암세포로 바뀌는 것이 관찰되었다"고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양 교수는 "지금까지 여러 역학조사를 통해 다이옥신이 인체에도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번 연구로 다이옥신의 인체 발암성이 실험적으로 증명됐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다이옥신의 인체암 유발성이 확인됨에 따라 앞으로 다이옥신에 민감한 유전자를 가려내 환경오염물질에 대한 예방책을 연구하거나, 다이옥신과 같은 환경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측정할 수 있는 시약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주장했다.
WHO가 발암물질로 분류해 놓고 있는 다이옥신은 인체를 대상으로 한 발암성 연구가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역학조사 역시 변수가 많아 인체의 암 유발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많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 고엽제 피해자 1만7천200여명이 미국 고엽제 제조사들을 상대로 낸 고엽제 소송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양 교수는 지난 10여년간의 다이옥신 연구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WHO산하 암연구기구(IARC)가 다이옥신을 인체 발암물질로 공표하는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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