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만 되면 유독 풀벌레 울음소리가 잘 들린다. 여름에는 잘 들리지 않던 풀벌레 소리가 가을밤에 왜 더 맑고 분명하게 들릴까. 가을은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면서 낮과 밤의 일교차가 더욱 커지는 계절이다. 가을에는 밤이 깊어질수록 지면의 온도가 떨어진다.
이에 따라 지표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울어대는 풀벌레 소리가 상공으로 퍼져 나가지 않는다. 즉 날씨가 차가워지면서 소리가 퍼지는 속도는 떨어지는 대신 차가운 지면 위를 따라 풀벌레 울음소리는 더 멀리 퍼져나간다. 그래서 가을밤에는 풀벌레 울음소리가 더욱 또렷하게 들리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음속은 기온에 따라 달라진다(음속 = 340 + 0.6(기온 - 15)㎧). 예를 들어 기온이 0℃일 경우 소리는 1초당 331m 속도로 움직이나 15℃에서는 약 340m의 속도로 움직인다. 다만 음의 전도는 대기 자체가 끊임없이 변동하므로 균일하지 않아 그 때의 기상조건에 강한 영향을 받는다. 즉 바람이 불 때 바람이 불어가는 쪽으로 음이 빨리 전도되고,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는 음의 전도가 늦다.
또 햇살이 강한 대낮에는 위로 올라 갈수록 대기온도가 낮고 음속이 느리기 때문에 지표면 가까이에 있는 음원에서 나온 음은 굴절하여 위쪽으로 흩어져 버린다. 그러나 가을밤이나 대기 속에 온도의 역전층이 생기는 이른 겨울아침에는 음이 지표면을 향해 구부러져 훨씬 멀리 전파된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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