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고로 본 요즘 아줌마상-당당하고 세련…자기계발에도 열심

광고를 보면 그 시대의 사회상과 문화가 고스란히 읽혀진다. 광고에 등장하는 아줌마들도 예외는 아니다. 아줌마들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이해되느냐에 따라 광고에 나오는 아줌마들의 모습도 많이 달라진다. 지금까지 광고에 등장한 아줌마들은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을 강조한 것들이거나 극히 단순한 이미지가 대부분이었다. "디지털 세상이잖아요"라는 말에 "뭐, 돼지털?"하고 되묻는 식이다.

그러나 이같은 고정관념들이 크게 바뀌어지고 있다. 요즘 광고에 등장하는 아줌마들은 하나같이 당당하고 세련된 모습이다.

한국통신 기업이미지광고 'Let's KT'편은 영어회화를 공부하는 이영애의 모습을 통해 자기계발에 힘쓰는 당당한 주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새댁인 이영애가 노트북 PC로 영어공부를 하며 "주부의 일도 소중하지만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다"고 속삭인다. 그래서 이 광고는 보통 아줌마들의 마음을 휘어잡는다. 바쁜 집안 일을 하면서도 '자기'를 찾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주부의 모습 때문이다.

쌍용건설의 '아내같은 아파트' 이미지광고 시리즈는 가정이라는 안식처를 가꾸는 주부의 1인다역 모습을 통해 아내·엄마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주부가 편안해야 가족이 편안해진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촛불이 켜지면 여자의 사랑이 시작된다"라는 삼성전자 지펠냉장고 TV광고. 단순한 기능 몇가지에 현혹되는 주부들이 더이상 아님을 알게돼서일까? 지적인 이미지의 이영애를 내세워 냉장고의 기능설명보다 주부들의 감성에 호소한다.

요즘은 아줌마성향을 벗어난 미시주부도 많아졌다. 이에 따라 아예 주 소비층을 30대 주부로 겨냥해 성공한 제품들도 있다. 30대 여성층을 타깃의 하나로 잡았던 롯데제과의'자일리톨껌'은 대박을 터뜨렸다. 30대 주부인 김희애를 광고모델로 내세운 매일유업 '뼈로 가는 칼슘우유'는 아이들이 주 소비층인 것 같아도 타깃은 30대 여성이다.

광고가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면 곧 평범하면서도 건강한 우리 이웃 아줌마들의 모습도 TV에서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러려면 먼저 푹 퍼지지않고 '나 자신'의 삶에도 충실한, 그런 당당한 아줌마가 되어야겠지만….

박운석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