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쇼핑몰들이 잇따라 들어선 이후 대구 도심의 교통체증이 극심해지고 있다. 특히 교통영향평가 당시 도심 차량 유입 논란을 일으키며 지난달 31일 밀리오레(지하9층 지상 23층)가 문을 열면서 주말은 물론 평일 퇴근시간대에 도로들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고 있다. 주말인 8일 오후 3시쯤 중구청 앞 도로. 운전자 이모(29.대구시 동구 신암동)씨는 자신의 아반떼 승용차에서 연신 하품을 해댔다. 신호가 벌써 3번이나 바뀌었지만 아직도 종각네거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동인초등학교 앞에서 종각네거리까지 250m정도의 구간은 밀리오레 방향으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밀리면서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1차로에선 U턴 대기 차량들로 정체가 길어지자 2차로로 끼어들려는 차량들로 어지러웠고, 종각네거리는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어도 시내버스, 승용차들이 도로 한복판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같은 날 오후 4시. 밀리오레 앞 도로는 대혼잡이 빚어졌다. 종각네거리 부근이 극심하게 밀리자 경찰이 공평네거리와 중앙네거리에서 신호등을 수작동으로 바꿔, 파란불 시간을 평소 50초에서 1분30초~2분정도로 늘려 놓자 갑자기 밀리오레쪽으로 오는 차량들이 많아졌기 때문. 이 바람에 밀리오레 부근은 2차로에서 3차로로 끼어드는 차량들과 3차로에서 2차로로 빠져나가려는 버스들로 아수라장이었다.택시기사 하모(35)씨는 "밀리오레와 엑슨밀라노가 들어서면서 국채보상로를 이용하는 차들이 급증한데다 밀리오레 앞 버스정류장과 공평네거리 사이 간격이 좁아 교통체증을 가중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처럼 중구내에만 5개의 대형쇼핑몰이 들어선 이후 도심 교통체증이 심각해지자 대구시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주말인 8일 오후와 일요일인 9일 현장을 점검한 대구시는 "한달동안 교통흐름을 지켜본 뒤 도심 신호체계, 주변도로 여건 개선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영남대 도시공학과 김갑수 교수는 "도심 대형 쇼핑몰에 대한 개별적 교통영향평가는 이뤄지고 있지만 도심 전체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것 같다"며 "큰 건물이 하나 들어서면 그 지역뿐 아니라 인근 전체에 교통 영향이 미치기 때문에 전반적인 분석과 대책이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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