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점심시간 포항 죽도 어시장. 경북도내 최대 시장으로 대낮에도 전등불로 훤하던 모습은 찾을 길 없었다. 그저 을씨년스런 풍경뿐. 열흘째 계속되는 모습이라 했다. 좌판은 물론이고 대부분 가게, 심지어 문어집 문마저 잠겨 있었다.
"혹시나 하고 손님을 기다리긴 하지만 오늘 매상은 1만원이 고작입니다. 광우병 파동 때 나 자신부터 소고기를 사지 않았으니 인심을 원망할 수도 없지요". 10번 활어매장 '인경이 엄마'는 그러면서도 "이제 바닷물 온도가 12℃까지 떨어져 괜찮아졌을텐데…"라고 했다.
어쩌다 눈에 띈 좌판의 김인숙(53)씨는 "남은 고기를 우리끼리 먹으니 평생 처음 회 한번 실컥 먹는다"고 자조했다. 옆 식당 주인은 "인건비도 안 나와 직원들을 내 보냈다"고 했다.
죽도어시장 협의회 회원은 320여명. 비회원까지 합하면 700명을 넘고 전체 종사자는 3천여명에 달한다. 보통 때 하루 거래액은 줄잡아 5억여원. 김경수(49) 협의회장은 "시장 개장 이래 최악의 상황"이라고 했다.
상인들이 문을 닫자 콜레라 역학조사자들도 덩달아 죽을 맛이라고 했다. 사람을 만나지 못해 여지껏 한 조사가 200여명분에 불과한 것. 사람을 찾아 다니느라 곤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했다.
드러내 놓진 않았으나 현지인들은 불만도 적잖아 보였다. 문제된 영천 식당에 회를 팔았다는 모씨(여.42)와 가족들에게선 아무 일도 없고, 회를 사 먹어도 포항 사람들이 더했을텐데 어떻게 이들은 아무렇지도 않느냐는 것. 때문에 당국의 섣부런 죽도어시장 책임론에 불만도 가득했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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