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아건강 365일-아플때 학교 보낼까 말까

아이가 아플 때 유치원이나 학교를 빠지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다. 유치원이나 학교를 쉬게 하면 버릇이 나빠지고, 공부를 쉽게 포기하고, 인내심이 부족한 아이로 성장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에서다. 한번도 결석하지 않고 개근상을 타는 것이 앞으로 사회에 나가 성공하는데 중요한 습관을 들이는 것으로 생각해 어떠한 경우라도 결석을 시키지 않으려는 부모도 있다.

아이가 학업과 단체 생활에 적응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아파도 결석은 안된다'는 태도는 건강이란 관점에서 보면 문제가 많다. 아플 때 쉬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기지 않기 위해서다.

면역이 약하고 집단 생활이 많은 어린 아이에게 휴식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유아원, 유치원의 어린 아이들은 면역이 매우 낮아 질병이 다른 아이에게 쉽게 옮겨 갈 수 있다. 또 뛰어 노는 것이 공부의 태반을 차지하는 연령이므로 반드시 쉬게 해야 한다. 모든 질병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휴식이다. 아플 때 쉬지 못하면 성장과 발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자칫 위험에 빠지기도 한다.

아플 때 휴식을 취해 체력을 회복하고 다시 정상적인 생활에 복귀하는 것은 질병과 건강의 기본 사이클이다. 질병의 치료 과정과 휴식의 중요성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휴식을 습관화하기 위해서도 아플 때는 쉬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감기가 너무 잦고, 쉽게 폐렴이 오는 등 큰 병에 자주 걸려 애를 먹는 아이들은 휴식의 과정이 불충분한 것이 아닌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아플 때 학교나 유치원에 보내는 것은 아이의 정신적 성숙에도 좋지 않다. 아플 때 쉬지 않게 한다고 해서 인내심이 길러지는 것은 아니다. 아플 때 쉬어 보지 않은 아이들은 오히려 커서 아프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을 이해할 줄 모르게 된다. 남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친 요구를 하는 성격의 소유자로 성장할 소지가 많은 것이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하루도 아프지 않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 아이는 아파도 학교를 빠지지 않아 개근상을 받았다"는 자랑은 하지말자. 오히려 우리 아이에게 남을 배려하는 자세가 부족하지 않은지 잘 살펴 보자. 아플 때 학교를 쉬게 하면 유약한 아이로 성장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은 떨쳐버리자.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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