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현장 2001-제2회 '남산 인쇄골목 축제'

'대구 남산동 인쇄골목을 인쇄산업의 메카로'. 대구시 중구 남산동 남문시장에서 계산오거리·서현교회·남산초등학교 방향 도로변에 밀집된 600여개의 각종 인쇄소와 출판 ·기획사들.

이곳 남산인쇄골목이 특화된 대구의 명물거리로 거듭나기 위한 축제의 장을 마련한다. 제2회 '남산 인쇄골목 축제'가 인쇄의 날인 오는 14일부터 3일간 남산동 인쇄골목 일대와 구 동아상호신용금고 특설무대, 명덕초등학교 운동장 등지에서 열린다.

지역 인쇄업계의 현황을 점검하고 발전의 방향을 모색해 보는 이번 축제는 '체험의 장'과 '축제의 장'·'화합의 장'으로 나눠 남산인쇄골목의 성장과 발전을 한눈에 느껴볼 수 있는 인쇄인들의 어울림 마당.

구 동아상호신용금고 사옥 1·2층에서 가지는 전시회(체험의 장)에서는 △청주 고인쇄박물관 자료전시 △영남대 고서적 자료전시 △각종 인쇄기계와 인쇄관련 부자재 전시 △디자인 공모전 전시 △무료 가훈 써주기 △목판 서각 시연회 등으로 인쇄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높인다.

15일 같은 건물 앞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축제의 장에서는 국악공연과 '가루뱅이' 농악 공연, 엿장수 공연, 북춤과 댄싱, 초청가수 공연, 가요제, 불꽃놀이 등이 이어진다.

명덕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가지는 16일 체육대회(화합의 장)는 인쇄인과 인근 주민들이 홍·청·황·흑군의 4개팀을 구성한 가운데 족구·승부차기·800m 계주·명랑운동회·줄다리기·가족 장기자랑·도전 열전 노래방 등이 어우러진 큰 잔치로 펼쳐질 예정.

특히 인쇄관련 종사자들과 지역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는 디자인 공모전의 경우 당선작에 대한 시상은 물론 작품을 내년 축제 포스터와 협의회에서 발간하는 월간 '인쇄하는 사람들'의 표지 디자인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곳 남산동 일대에 인쇄골목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1985년부터. 1990년대 들어 급속한 신장세를 보이면서 지금은 600여개의 인쇄업체가 들어선 업체수만으로도 국내 최대 규모의 인쇄골목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체들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개발 여건이 부진하고 행정적인 지원에서도 소외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남산동인쇄정보산업협의회'가 지난 해 6월 창립된 것.

협의회가 결성되자 지난해 9월 제1회 남산인쇄골목축제 개최와 함께 인쇄거리 새 단장을 통한 면모 일신, 인쇄특화거리 지정을 위한 관계기관과의 협의 등에 적극 나서게 됐다. 특히 기자재 공동구입과 정보교환, 공동 인터넷 사이트 구축, 분업화를 통한 기술혁신 등 공동 생존전략 모색은 회원 업체들의 경영개선에 청신호가 됐다.

또한 업체간 제살 깎아먹기식 과열경쟁이 줄어들면서 유통질서가 확립되고 전국 최대규모의 인쇄관련 산업이 대구에서 중흥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돼 인쇄골목의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이같은 전망은 구 동아상호신용금고 자리에 아파트형 대구인쇄산업단지를 조성하려는 계획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이를위한 단지조성추진위(위원장 박희준·대구인쇄출판사 대표)가 결성되고 4층 규모의 건물 가설계가 완성됐으며, 40여개 업체가 분양을 신청, 올해안 시공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을 정도다.

남산동인쇄정보산업협의회 황배곤 사무국장(49·신한인쇄사 대표)은 "세계 최초의 목판인쇄술을 발명한 선인들의 장인정신을 계승하고 21세기 인쇄산업의 본령을 개척한다는 사명감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남산동을 전국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특화된 인쇄골목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053)257-2792.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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