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피랍여객기 자살테러 수만명 사상

11일 뉴욕, 워싱턴 등 미국 심장부를 겨냥한 사상 초유의 동시 다발 테러사건이 발생, 수만명의 사상자 발생이 우려되는 등 미국이 국가재난에 준하는 초유의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사건을 '미국을 겨냥한 명백한 테러행위'로 간주, 조속한 사건규명과 철저한 응징을 다짐하는 한편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발동했다. 부시 대통령은 안전상의 이유로 백악관 대신 루이지애나주 박스데일공군기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시 네브래스카주 오펏공군기지의 전략공군사령부로 이동, 상황을 점검한 후 12일 오전 8시(이하 한국시간) 워싱턴에 도착했다.

이날 테러로 미 전역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지되고, 백악관과 국방부, 국무부 등 주요 정부청사와 의사당, 유엔본부등에 긴급 대피령이 발동됐으며 사건직후 뉴욕 증권시장이 폐장됐다.

미국은 이번 테러의 배후자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했으며 빈 라덴을 보호중인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대응조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피해상황=이날 테러는 11일 오후 10시를 전후, 납치된 아메리칸 항공 소속 여객기 2대가 뉴욕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건물에 '가미가제식 자살테러'를 잇따라 감행하면서 시작됐다. 쌍둥이 빌딩은 비행기 충돌후 1시간이 지난 후 30여분 간격으로 2차 폭발이 이어지면서 완전히 붕괴됐다. 사고가 나자 쌍둥이 빌딩 곳곳에서는 사람들이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는 등 아비규환을 이뤘으며 현지 언론은 1만명 이상이 사망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소재 펜타곤(국방부 건물)도 여객기 1대와 헬기 충돌로 건물 일부가 무너지며 화염에 휩싸였으며, 국무부 건물앞에서는 폭탄을 실은 차량이 폭발했다.

또 펜실버니아주 피츠버그 인근에서도 유나이티드 항공 소속 비행기 1대가 추락하는 등 이날 모두 4대의 비행기가 피랍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피랍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나머지 4~6대 비행기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입주한 한국업체 직원들은 대부분 사건발생 직후 대피한 것으로 확인돼 한국인의 인명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응징=미 당국은 뉴욕항에 항공모함 4척을 집결시키는 한편 주요 지역에 군병력을 배치하는 등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했다. 이번 동시다발 테러가 빈 라덴의 승인아래 이뤄진 것으로 미국이 믿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미국의 즉각적인 응징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 병력이 '고도의 경계상태'에 돌입했다고 밝히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이 비겁한 행위에 책임있는 자를 색출, 응징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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