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테러 대참사-미정부 대응 어떻게 할까

미국 워싱턴과 뉴욕 등 심장부가 테러공격으로 강타당하는 미국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하자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정치권은 물론 국민여론까지도 테러범의 색출과 단호한 응징의 목소리를높이고 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테러범과 그를 보호하는 자들을 '구분'하지 않겠다고 강조, 테러범을 보호하고 은신처를 제공하는 사람이나 국가에 대해서도 응징.보복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현재까지 테러 용의자가 확인되지는 않고 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부호로 아프가니스탄에 은신중인 것으로 알려진 오사마 빈 라덴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으며미 수사당국은 빈 라덴과 그의 지지세력들 간에 전화통화 내역 등에 대한수사를 진행중이다.만일 빈 라덴이 배후인물로 확인될 경우 미국은 모든 수단을 총동원, 빈 라덴의 신병확보와 응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특히 지금까지 빈 라덴을 보호해온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에 대해서도 테러범과 동일한 집단으로 간주, 가차없는 보복을 단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MSNBC방송은 미국이 취할 수 있는 보복조치로 △빈 라덴이 은신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전술핵무기를 포함한 대규모 보복 공습 △지난 1990년의 걸프전쟁과 같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무력 침공 △특수부대를 통한 빈 라덴 제거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을 지원하고 있는 파키스탄과 사우디 아라비아에 대한 외교적 압력을 통한 빈 라덴 법정 인도 유도 등 크게 4가지 대응방안을 취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이밖에도 탈레반 정권의 전복, 유엔을 통한 각종 제재 등 다양한 강겳?조치들이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미국내 격앙된 여론은 테러범 응징을 위해서는 전쟁까지도 불사하면서 군사적 공격을 단행해야 한다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헨리 키신저 전(前) 미국 국무장관은 워싱턴 포스트지(紙) 기고문에서 좬진주만 공습이 이를 감행했던 체제의 붕괴로 끝난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은 이번 테러에도 체계적인 대응을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한 바 있다.

따라서 미국의 보복은 자신들이 당한 것 이상으로 한층 수위가 높은, 위력적인 군사적 행동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이렇게 될 경우 미국의 보복공격은 자칫 특정 국가를 상대로 한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특히 빈 라덴이 배후인물로 확인되고 그를 보호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직접적인무력보복이 이뤄질 경우 아프간측과 연계된 인근 이슬람 국가들을 자극, 범이슬람권이 미국을 상대로 한 공동전선을 형성해 전면적인 대결 양상을 보이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하기어렵다.

미해군은 항공모함과 프리깃함을 포함한 군함 15척을 미 서부해안과 하와이에 배치하기로 했으며 이미 동부해안으로 대서양함대 소속 2개 항공모함 전단을 배치했다. 전시상황을 방불케하는 이번 조치는 후속적으로 발생할 지 모를 테러에 대응한것으로 여겨지지만 한편으로는 전면적인 무력대결을 의식한 미국의 의지를 과시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세계무역센터 빌딩이 힘없이 붕괴하 듯 처참하게 무너진 미국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는 단호한 군사적 응징 이외에 달리 대안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로 인해 초래될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을 감안할 때는 미국이 섣불리 군사행동으로 나아가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1년씩이나 끌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유혈분쟁으로 아랍진영 내부의 불만이 고농도로 응축돼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아프간을 겨냥한 무력응징이 가공할 핵폭탄에 뇌관을 건드리는 역할을 할 수도 있는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이 보복의 악순환을 불러오는 무력응징 대신 우선 유엔등을 통한 제재나 외교적 수단에 의지, 테러 배후인물의 신병확보에 나서고 자국법정에서 심판을 받게하는 방안을 추구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