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동시다발 테러사건 대응 수위를 놓고 강온파 간에 논쟁이 일고 있다.
강경파들은 빈 라덴의 테러조직을 비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프가니스탄이나 중동 국가에 대해 전시 규모의 공습을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존스 홉킨스 국제문제연구소의 엘리어트 코언 교수는 '우리는 이번 테러를 경찰과 강도의 문제로 보지 말고 전쟁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전쟁이라면 테러분자들을 죽이는 데 양심의가책을 덜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렉싱턴연구소의 국방전문가인 로렌 톰슨은 '일단 공격 출저를 결정하고 나면 전쟁과 같은 대응을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정확한 테러 사주자들을 파악하는 데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우선 테러리스트들에 우호적인 것으로 확인된 주요 도시나 국가의 시설물을 대규모 폭격할 것으로예상했다.미 정보기관들은 최대 테러단체 비호국으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이란, 수단을 의심하고 있으며 북한과 리비아, 시리아는 과거보다 테러지원을 약화시킨 것으로보고 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CNN 방송과 회견에서 이번 테러를 진주만 공습에 비유하면서 '우리가 상응한 보복을 함으로써 테러를 감행한 사람들이 진주만을 공격한 사람들이 받은 것과 같은 결과를 받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래리 존슨 전 국무부 반(反)테러 책임자는 '빈 라덴의 테러로 국민들이 핵무기 등 이전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사용되지 않은 무기를 사용해야 할 필요성을 깨닫게 됐다'며 '미국이강력 대응하지 않을 경우 약한 존재로 비춰질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아메리칸대의 윌리엄 킨케이드(국제관계) 교수는 '강공책은 수십년간 미국과 아랍간에 계속된 보복의 악순환을 지속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부시 행정부가 기존의 제한된 보복 정책을 뛰어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온건파들은 빈 라덴의 세포 조직이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는데다 공습목표가 될 수 있는 전차부대나 방공부대 등 하드웨어 시설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타격을 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테러분자들은 이런 보복에 자극돼 더욱 극단적인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응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케네스 폴랙 전 국가안보회의(NSC) 관리는 '걱정스러운 것은 빈 라덴이 미국의 대규모 보복에도 불구하고 며칠뒤 태연히 나타나 미국을 종이호랑이(paper tiger)로 만들 수 있다는데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은 '빈 라덴이 정말 주범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신중론쪽으로 기울었다.
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CIA)장도 LA 타임스 기고를 통해 미국의 군사력은 월등하지만 보복할 경우 테러를 조직한 집단을 바로 겨냥해야지 주변에서 행동한 하수인을 대상으로 해서는 안된다며 무차별 공습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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