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테러응징 군사작전 태세

미국은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격 이래 미본토에 가해진 최악의 테러공격 책임자와 그 배후세력을 응징하기 위해 대대적인 군사작전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 행정부관리들이나 군 관계자들은 지난 11일 뉴욕과 워싱턴에서 거의 동시에 발생한 가공할 만한 테러사건에 대해 미국이 군사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군 관계자들은 이번 테러의 책임자와 그 배후세력이 밝혀지면 언제든 다양한 방법으로 일격을 가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면서 이는 단순한 엄포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사건 발생 후 행한 대(對)국민연설 및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에 대한 이번 테러를 "전쟁행위"로 간주, 앞으로 응징 및 보복을전쟁 차원에서 단행할 것임을 내비쳤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우리는 이러한 행위를 한 테러분자와 이들을 보호한 자들을 구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우리 군은 강력하며,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 테러 책임자가 규명되는 대로 당사자와 배후 세력에 대해 군사적 보복을 가할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러한 방침에 따라 연방수사국(FBI)를 비롯한 사법당국이 정보기관들의 협조 아래 테러공격의 책임규명 작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아직 그 책임자가 누구라고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행정부 관리들이나 전문가들은 1998년 아프리카의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미대사관 폭파사건 등 일련의 대미 테러 배후자로 알려진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의회교과격파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과 그 추종자들을 제1의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있다.

이들은 또 빈 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정권을테러책임자 비호세력으로 보고 있다.

부시 행정부측이 이번 테러의 책임자를 공식적으로 지목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헨리 셸튼 합참의장을 비롯한 고위 군 관계자들은 미군이 군사작전을 전개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공언하고 있다.

미군은 지난 11일 테러사건 발생 직후 걸프해역 주둔을 마치고 본국 귀환을 위해 인도양을 통과하던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 전단의 항해를 중지시키고 만일의경우 걸프해역으로 회항, 임무교대한 항모 칼 빈슨호와 합류할 가능성에 대비토록조치했다.

엔터프라이즈호와 칼 빈슨호는 각각 60여대의 전폭기를 탑재하고 있고 휘하 전단에 미사일을 장착한 함정 및 잠수함 등을 거느리고 있어 막강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테러사건 직후부터 전세계에 걸쳐 비상경계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미군은이밖에도 군사보복에 지상배치 전폭기들을 이용할 태세를 갖추는 등 명령만 떨어지면 작전을 개시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미군의 동태와 관련, 이번 테러의 제1 용의자인 빈 라덴을 보호하고 있는 아프간의 탈레반 정권은 아프리카 주재 미대사관 폭파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의 미사일공격을 받았던 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동시다발 테러를 '전쟁행위'로 규정, 강경한 보복을 시사한 가운데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테러 용의자들의 신원을 일부 확보하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테러의 진짜 목표물은 백악관과 대통령 전용기였다는 발표 속에 부시 대통령은 12일 이번 테러를 '전쟁행위'라고 선언하고, 테러를 저지른 자들을 물리치기위해 미국은 전세계와 합세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도 미국에 대한 동시다발테러를 나토 동맹 전체에 대한공격행위로 간주, 공동군사작전에 돌입할 태세여서 대규모 전쟁의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

한편 FBI는 수천명의 인력이 투입돼 테러 현장의 단서를 추적하고, 인터넷을 통해 제보를 속속 접수, 현재 사건의 전체적인 윤곽을 잡고 이미 일부 용의자의 신병을 확보했다.

▲미국의 보복 대응=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2일 미국을 겨냥한 전대미문의테러공격을 '전쟁행위'라고 선언, 전쟁에 준해 응징 및 보복을 가하겠다는 강력한의지를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주요 각료와 백악관 보좌진이 배석한 가운데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테러참사를 '전쟁행위'로, 테러범들을 '적'이라고 규정하며테러와의 전쟁에 들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미국에 대한 동시다발테러를 나토 동맹 전체에 대한공격행위로 간주, 미-유럽간 공동군사작전이 가능한 상호방위조약 5조 조항을 사상처음으로 적용키로 했다. 이로써 미국이 테러범을 밝혀내 군사작전을 감행할 경우대서양 양안의 군사동맹인 나토의 군사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12일 부시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대테러활동에 대한 공조 필요성에 합의했다고 크렘린이 밝혔다.

앞서 미 상.하 양원은 11일 저녁 의사당에 집결, 이번 공격을 "미국과 미국민을겨냥한 전쟁행위"라고 규정하고 "미국은 결코 분열되지 않을 것이며 의회도 대통령도 국민도 하나"라며 대테러 공격 규탄.응징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편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이번 테러의 진짜 목표는 백악관과 대통령 전용기 '에어 포스 원'이었다면서 부시 대통령의 워싱턴 귀행이 늦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의 테러공격에 대한 군사적 대응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영국의일간 타임스는 1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보복을 모색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적성국이 아닌, 보이지 않은 테러조직을 상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선택이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배후조종자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을 표적으로 삼을 경우 공습과 지상군 작전을 병행해야 하는데 이는 미국측의 인명 피해와 아프가니스탄의 주권 침해라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수사상황= FBI는 4대의 여객기를 납치, 자살테러를 감행한 납치범들과 테러공범 용의자 대다수에 대한 정체를 밝혀냈다고 12일 발표했다.

4개의 다른 테러조직이 각각 비행기 납치테러를 벌였는지 수사중이며, 최소한한 납치조는 캐나다를 통해 미국에 들어왔고, 사우디 출신 반미테러리스트 오사마빈 라덴과 연루됐을 것으로 FBI는 추정하고 있다.

FBI는 용의자중 5명의 신병을 이미 확보해 구금중이며, 공범을 찾아 다른 용의자들을 신문하고 있다.

용의자중 상당수는 '미국에서' 조종사로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은 밝혔다.

앞서 민디 터커 법무부 대변인은 민간 항공기 4대를 공중납치한 범인들은 한조가 3-5명으로 각 조에는 숙련된 조종사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스턴 글로브와 보스턴 헤럴드지(紙)는 FBI가 아랍계 용의자 5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아랍어 비행훈련 교범과 코란이 들어있는 렌터카 한 대를 로건국제공항에서압류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PA 통신은 보스턴의 한 호텔에서 여러 명이 체포됐으며, 남부 플로리다에서도 사람들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FBI는 특히 테러범 가운데 2명이 비행훈련을 받은 혐의가 있는 한 비행훈련학교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 학교의 전 직원을 신문한 뒤 학교의 컴퓨터와 파일들을 압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버트 멀러 FBI 국장은 테러 공범중 몇몇은 "개별적인 테러조직들과 연관돼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했으나 어느 조직인지, 빈 라덴과 관련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멀러 국장은 또 FBI 요원들이 단서를 추적한 결과 납치범과 납치범의 지인들이플로리다, 보스턴, 프로비던스에 있었으며, 이들의 이동경로를 재구성하고 있다고말했다.

현재 4천명의 특별요원과 3천명의 보조인력이 수사를 돕고 있으며, 400명의 FBI연구소 전문가들이 뉴욕, 워싱턴, 펜실베이니아 사고현장에 투입돼 있다.

▲피해상황 및 구호활동 = 워싱턴과 뉴욕에서 터진 동시다발테러로 12일 오전 현재 확인된 사망자와 사망 예정자의 수는 2천500명을 넘어섰다.

세계무역센터에 입주해 있던 한 보험회사가 직원 1천200명이 실종상태라고 밝혔고, 무역센터 화재 진압 및 구호작업에 투입된 300여명의 소방관과 경찰관이 건물붕괴시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지금까지 세계무역센터에서 공식 확인된 사망자는41명이고, 부상자는 1천700명"이라면서 "무너진 두 빌딩의 잔해 속에는 각각 수천명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테러공격을 받은 국방부 건물에서도 최소 100명, 최대 800명이 사망한 것으로추산되고, 테러에 이용된 여객기 4대에 탑승했던 266명의 승객과 승무원은 전원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무역센터 붕괴현장에서 구조, 병원에 이송됐던 6명이 사망, 이제까지 사망 확인 또는 사망 추정 인원이 최대 2천572명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세계무역센터 붕괴현장에 아직 수천명이 매몰돼 있을 것으로 보여 실제사망자 수는 더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인 피해상황도 속속 접수, 보스턴 의대 교수로 재직중인 김지수씨가 남편,딸과 함께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다 숨졌고, 사건 후 구본석 LG화재 뉴욕지점장 등뉴욕거주 한인 34명이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한편 뉴욕과 워싱턴의 구조대원들은 산더미처럼 쌓인 무너진 건물더미들을 헤치며 생존자 수색과 시신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수백명의 자원봉사자와 의료진이구조작업을 돕고 있다.

그러나 붕괴한 건물더미 안에는 아직 불길이 남아 있어 연기를 계속 내뿜고 있고, 건물 잔해가 너무 많은 데다 건물더미와 인근 건물의 추가 붕괴위험까지 있어어려움을 겪고 있다.

워싱턴은 이날 백악관 주변에 삼엄한 경계가 펼쳐진 가운데 전날 긴급대피령을내렸던 국무부, 국방부, 재무부, 법무부 등을 중심으로 모든 관청가와 금융계 및 상가 등이 모두 정상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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