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反테러 세계적 공동전선 시급

아직도 정체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저질러진 미국의 수도 워싱턴과 뉴욕에 걸친 동시다발적 테러는 인류가 직면한 새로운 적의 실체를 드러냈다. 정규전이 아닌 테러에 의해서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대규모 살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전 세계 인류는 매스컴을 통해 몸서리칠 정도로 실감했다. 여객기 자살 충돌이라는 신종 테러수법에 의해 뉴욕의 세계무역센터는 3동의 건물 붕괴와 폭발로 1만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 세계는 반인륜적이고 반문명적인 이번 테러행위에 대해 한 목소리로 분노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세계 최강국 미국의 심장부에 대한 테러공격으로 이제 어떠한 국가나 지역도 테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테러리스트들은 냉전체제가 무너진 이후에도 전 세계를 뒤흔들만한 악의 세력으로 확고하게 뿌리내리고 있음을 만천하에 보여주었다.

이번 테러는 주지하는대로 미국이 세계경찰 국가를 자임하면서 일방적인 힘의 외교를 펼친데 대한 반감과 증오가 밑바탕에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어떤 명분으로도 수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오는 테러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부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문에서 "테러집단을 끝까지 추적, 응징하겠다"고 결의를 다진 것은 십분 이해할만 하다.

전통적으로 미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국제사회가 테러에 대응하기 위한 강경한 조치를 취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고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도 "중국 정부는 모든 종류의 테러폭력에 대해 언제나 비난하고 반대해왔다"고 천명했다. 심지어 미국이 불량국가로 규정한 리비아의 카다피 원수와 쿠바의 카스트로 국가 평의회 의장도 테러를 비난하고 인도적 지원 용의를 밝혔다. 유엔도 12일 안전보장이사회와 총회를 열어 미국에서 일어난 동시다발 테러를 비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우리는 이와 관련 전 세계가 테러를 한 목소리로 비난하고 있는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실질적이고 조직적인 반테러 연합전선을 구축할 것을 촉구한다. 테러행위를 저지른 국가나 조직과 집단은 전 세계가 공동으로 나서 철저한 조사후 색출해 응분의 처벌을 한다는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유엔 산하나 독자적으로 반테러 조사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 이번 참사에서 보듯 이제 테러는 그 수법이 종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의외의 방식으로 대담하고 무모하게 이뤄져 엄청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공동대응이 시급하고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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