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워싱턴에 전운 고조

미국 수도 워싱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화요일의 테러대참사"로 워싱턴 일대에 비상경계령이 발동된 가운데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을 자행한 테러세력과 이에 은신처를 제공한 나라에 대한 "전쟁"을 선포해 국가전체가 준전시체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워싱턴에 긴박감이 나도는 가운데 이날오후 갑자기 워싱턴 미 의사당에서 정체불명의 꾸러미가 발견돼 상원에 긴급 대피령까지 내려지고 어둠이 깔리면서 워싱턴에는 긴장과 어수선한 기류가 엄습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과 부인 로라 부시 여사는 이날오후 워싱턴의료센터에 피해자 및 그가족을 위로하고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당초 얼굴없는 테러범들이 비행기 자살공격으로 국방부가 아닌 백악관을노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미 언론들과 워싱턴 시민들은 부시 대통령의 개전선포와 함께 혹시 있을지 모를 백악관에 대한 추가 테러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있는 모습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회견을 통해 "우리를 향해 전쟁이 선포됐으며우리는 세계를 이끌어 이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강력한 응징결의를 천명했다.

부시 대통령의 개전선포와 함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테러공격을 받은국방부청사에서 회견을 갖고 "사전 경고없이 테러집단을 군사적으로 응징할 것"이라며 모든 군사수단을 총동원한 전격적인 파상공격이 임박했음을 강력히 내비쳤다.

게다가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군사적 보복공격이 "상당한 시간에 걸쳐전개될 것"이라며 "아무리 전격적으로 공격이 단행되더라도 단 한번의 공격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군사보복의 강도를 짐작케했다.

미국의 군통수권자가 개전을 선포하고 국방부 지휘부가 전격전 성격의 파상적인군사공격이 상당기간 단행될 것임을 내외에 밝힌 것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및 유럽연합(EU) 지도자들과 일본,이집트, 사우디 아라비아 등 동맹국 및 우방 정상들에게 미국의 테러응징결의를 통보, 외교적 수순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져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들 동맹국 및 우방들과의 협력은 "외교적 협력일 수도 있고 군사적 협력일 수도 있으며 동시에 경제적, 정치적 협력일 수도 있다"고 밝혀 이들과의 폭넓은 공조대응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어둠이 깔리고 있는 워싱턴에는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전격전을 앞두고 군부를 중심으로 준전시체제하의 비상태세로 호흡조절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관련,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과 보안지휘부에 특별 지시를 내려 공항 등 워싱턴 주요 시설 및 수도 시민들에 대한 안전조치를 강화토록 하달했다.

이에 따라 법무당국과 재무부산하 경호당국 및 보안요원, 그리고 경찰당국은 백악관 주변에 대한 경계테세를 강화하는 한편 공항 등 안전 취약지대에 대한 검문검색을 대폭 늘렸다.

워싱턴은 부시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 선언으로 비록 전쟁을 선포하기 했지만 얼굴없는 테러세력과의 전쟁에는 공격시점도, 대상도, 기간도 없다는 21세기의새로운 전쟁상황을 맞아 미묘한 기류가 감돌고 있는 듯한 양상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