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콜레라-발생 한달만에 고비넘겨

콜레라와 적조 파동이 발생 한달을 맞았다. 콜레라는 아직 번지고 있으나 적조는 거의 고비를 넘긴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적조는 지난달 14일에 이미 남해에 주의보가 발령됐었으며, 영천 콜레라 역시 실제로는 같은 시기에 발생했다는 것이 기정사실로 굳어져 있다.

올해 경남북 지역에 큰 피해를 내면서 지역을 비상사태에 빠뜨렸던 두 사태를 정리해 보자.

◇어떻게 흘러 왔나? = 발생 사실을 보건 당국이 발표한 것은 지난 2일이었다. 문제된 영천 기사 식당에서 지난달 23일 식사한 후 설사를 만나 영천 영남대병원에 입원한 3명이 29일 보건소에 신고됐고 역학조사 결과 1일 콜레라 환자로 판명됐다는 것.

그러나 실제로 영천에서 콜레라 환자가 생긴 것은 지난달 14~18일 사이인 것으로 기정사실화 돼 있다. 문제의 식당 종사자와 마을 주민 등 17명이 14일날 생선회를 사먹은 뒤 12명이 설사를 앓았던 것(본지 3일자 보도). 그 중 3명은 뒤늦게 진성환자 판명을 받았다.

병균의 전국 확산도 이들을 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뒤 영천.경주는 물론 전국에서 환자가 속출해 현재 환자가 120명을 넘어섰다.

새 환자 발견이 한풀 숙진 것은 지난 10일이었다. 영천의 문제 식당이 지난달 말 폐쇄돼 거기서 식사한 사람들 중 발병자는 그 사이 거의 드러났기 때문. 그러나 그 이후에는 전혀 다른 경로로 감염된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어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방역체계의 심각한 허점 = 이번 사건은 심지어 영천산 포도 값이 떨어질 정도로 경제적으로도 큰 파문을 일으켰지만, 방역 체계만 제대로 작동했더라면 초기에 잡힐 수도 있었으리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초기 진압의 핵심은 지난달 18일 이미 발병한 것으로 보이는 문제된 식당의 종업원 관리. 당국은 지난달 13일부터 의료기관 설사환자 모니터링을 시작했다고 했으나, 심한 설사 증세로 사흘간이나 입원했던 이 종업원은 신고조차 되지 않았다. 그는 얼마 후 복귀해 다시 조리 일을 맡았다. 이 식당에서 식사한 포항의 한 시민은 심한 설사 증세로 목숨까지 잃었지만 입원 중에는 신고되지 않았다.

또다른 종업원은 지난달 16일 다른 식당으로 옮겨 일하기 시작했지만 당국은 그마저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격리조치했다. 2차 감염자가 식당 조리를 맡은 경우도 있었다. 콜레라가 한창이었으나 영천에선 700여명이 참가하는 태권도대회가 버젓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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