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영화-소친친

신문칼럼니스트 루나 오(진혜림)는 골동품점에서 첫사랑에게 선물했던 LP를 발견한다. 선물을 팔아버린 옛 애인을 원망하며 레코드를 되사려는 루나. 하지만 이 판은 이미 'LP특급'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 DJ 쯩영(곽부성)에게 예약된 상태다. 루나는 사정하지만 쯩영은 냉정하게 거절한다. 거친 입담으로 유명한 쯩영은 방송에서 이 일을 들먹거리며 그녀를 지나간 사랑에 연연하는 한심한 여자 취급하고, 자존심 상한 루나는 자신의 칼럼에서 쯩영을 몰인정한 남자로 몰아세우며 복수한다. 그렇게 싸움이 잦아지면서 두 사람의 만남도 이어진다.

'소친친(小親親)'은 '조금씩 친해져 간다'는 뜻. 그러나 이같은 제목과는 달리 루나와 쯩영의 관계는 턴테이블 위 낡은 LP처럼 1번 트랙에서 이유없이 5번 트랙으로 넘어가더니 돌연 마지막 트랙으로 튀어버린 뒤 달콤한 키스로 마무리된다.

엘라 피츠제럴드와 루이 암스트롱의 듀엣 음반이 매개가 돼 만난 이 두 사람은 "잃어버린 것은 잊지 않으면 다시 찾을 수 있다"와 "원하는 걸 못 갖는 것이 '유감의 미학'이라고 떠난 사랑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팽팽한 대결을 벌이지만 결국 '사랑 싸움'에 다름 아니다. 맥 라이언의 '프렌치 키스'와 대강이 닮았지만 수준은 그만큼 산뜻하지 않다. '천녀유혼'의 미술감독 출신인 해중문 감독. 전체관람가. 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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