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스트리트저널, 폐허속 정상발행

비행기충돌 테러로 붕괴된 세계무역센터 쌍둥이타워의 바로 건너편 건물에 입주해 있던 월스트리트저널이 자갈더미의 폐허 속에서 기적처럼 신문을 정상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15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피난살이를 하고있는 저널은 테러사건 다음 날 아침에 사상 3번째 통단제목을 달아 160만부를 독자들의 식탁에 올려놓았으며 14일에는170만부를 찍어냈다.

저널이 테러피해로 신문을 발행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정상적으로 신문을 내고있는 것은 폴 스타이거 편집국장의 신속한 결정이 가장 큰 힘이 된 것으로알려져 있다.

스타이거 국장은 테러당일 첫 비행기가 북쪽 타워에 충돌한 직후 신속한 대피결정을 내리고 사무실에 마지막까지 남아 "기자들은 집에서 기사를 전송하고 간부들은사우스 브런스윅 사무소로 집결할 것"을 지시하는 e메일을 전송하다 경비원의 다급한 재촉을 듣고서야 사무실을 떠났다.

자갈더미와 사체가 널브러진 맨해튼 남단에 뿔뿔이 흩어졌던 직원들은 마지막으로 전송된 e메일 지시를 따라 뉴욕에서 남쪽으로 80㎞ 가량 남쪽으로 떨어진 사우스브런스윅 사무소에 집결하고 일부는 집에서 기사를 작성해 전송하면서도 사무실에남아있던 스타이거 국장이 쌍둥이 타워의 건물붕괴 때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속에서 일을 했다.

정오가 지나서야 사우스 브런스윅 사무소에 집결한 간부진은 급히 컴퓨터 100대를 구입하고 임시 컴퓨터시스템을 가동해 신문발행 체제를 갖췄다.

맨해튼에 남아있던 기자들은 사우스 브런스윅 사무소로 전화를 걸어 처참한 거리 상황을 데스크에게 보고하고 기사방향을 지시받았다.

사무실에서 나온 직후 남쪽타워가 붕괴되는 것을 목격한 스타이거 국장은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한 폼페이에 있는 것 같았다"면서 배를 타고 허드슨강을 건너려다 실패하고 2시간 뒤에야 집에 도착해 바이런 컬러미를 비롯한 부국장 4명이 컬러미의아파트에 모여있는 것을 알고 합류하게 됐다.

스타이거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았던 컬러미 부국장은 전화를 걸어온 그에게 "진짜 폴 스타이거가 맞느냐"며 울음보를 터뜨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타이거 국장은 4명의 부국장과 함께 '테러리스트 납치 비행기로 세계무역센터파괴, 국방부 공격'이란 통단제목을 뽑아냈으며 뉴욕을 제외한 17개 도시의 인쇄시설을 이용해 다음 날 신문을 찍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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