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폭풍전야의 워싱턴

폭풍전야의 고요.

이는 전투태세에 돌입, 개전단추만 누르기를 기다리고 있는 미 수도 워싱턴의분위기를 빗댄 말이다.

특히 14일은 테러참사를 기리기 위한 국민애도의 날로 워싱턴 지도부가 거의 전원 추모예배에 참석하고 백악관을 비롯한 워싱턴 관청가에 조기가 걸려 워싱턴 일대의 적막감을 더했다.

국내외 전군이 준전시체제로 돌입, 군통수권자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공격개시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은 이날오전 예비군 소집령까지 발동키로 함으로써 전세계가 백악관의 공격명령조치를 숨죽이며 주시하고 있다.

백악관주변에는 2-3겹으로 쳐진 바리케이드 및 차량방어막으로 경계가 대폭강화돼 정적감이 더해진데다 이날 오전에는 장대비까지 워싱턴에 퍼부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낮 워싱턴 국립성당에서 거행된 국가추모예배에 참석한데 이어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테러현장을 방문, 저녁까지 백악관주변에는 경비경호원을제외하고 사람들의 출입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테러공격을 받은 워싱턴소재 국방부는 주변경계가 강화된 가운데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육.해.공 3군 지휘부를 중심으로 부시 대통령의 공격개시만을 기다리며 전군 전투태세를 총점검하는 모습.

국무부는 이날 콜린 파월 장관이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을 기습 공격한 테러리스트와 이를 비호하는 세력이나 나라를 구별하지 않고 "동격"으로 간주하겠다며 사실상 테러와의 전면전을 선언, 미국의 대테러 강경기조의 톤을 높였다.

미 상원도 이날 부시 대통령의 대테러 무력응징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무력사용권을 만장일치로 승인, 미국의 파상적인 공격개시를 의회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수순에 발빠르게 착수했다.

상원은 이와 함께 테러 피해복구 및 테러범 색출과 응징 비용 등으로 400억 달러규모의 긴급 지원안을 가결, 전쟁 군자금 지원을 위한 입법조치를 마무리했다.

하원도 이날중 곧바로 부시 대통령의 무력사용권을 승인할 것으로 보여 이렇게되면 부시 대통령은 개전선포-전투태세돌입-상.하원 무력사용 승인-전비확보-예비군소집 수순을 통해 조만간 공격개시 명령을 내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추모예배 추도사에서 "우리를 겨냥한 전쟁이 기습과 사기,그리고 살인적 행태로 개시됐다"고 지적, "역사에 대한 우리의 책무는 분명해졌다"며 "이는 그같은 공격에 응징해 악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결전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전쟁은 우리가 선택한 방식과 우리가 선택한 시간에 끝날것"이라고 밝혀 전쟁시나리오 구상이 이미 끝났음을 시사했다.

백악관에 다시 어둠이 깔리면서 워싱턴 외교가에는 주말 공격개시설 등 갖가지 예상과 추측이 나돌고 있다.

워싱턴은 주말연휴에 들어가면 어제오늘의 비상상황에 비춰 인적이 더욱 끊기고 긴박감과 적막감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외교가와 세계이목은 미국이 "21세기 첫 전쟁"을 어떠한 형태로, 언제개시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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