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억지 춘향식 황당 테마주

미국 테러 참사 와중에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제3차 세계대전 수혜주'와 '테러 수혜주' 등 황당한 테마주마저 등장했다.

테러 참사에 따른 미국의 보복으로 전쟁이 벌어지면 무기 생산 관련 업체의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말들과 함께 12, 13일 일부 국내 방위산업체들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인 것.

전쟁에 따른 비상사태 발생시 생활필수품이 많이 팔릴 것이라는 말과 함께 테러 수혜주로 라면, 부탄가스, 강심제, 생수 등 생필품 제조업체들이 거론됐다. 이 모두 패닉에 가까운 폭락장이 만들어낸 뒤숭숭한 투자 심리를 반영한 것들이다.

이처럼 요즘 증시에는 말도 안되는 억지 테마주들이 특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11일 거래소시장에 나돌았던 '정력테마주'도 그중 하나. 국산 비아그라에 비견되는 '누에그라'를 시판한 근화제약이 이날 상한가까지 치솟자 콘돔을 제조하는 모 코스닥 등록업체도 덩달아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다. 정력강화제인 누에그라가 잘 팔리면 결국 콘돔도 많이 팔리지 않겠냐는 억지 춘향식 해석과 함께 '정력 테마주'라는 웃지못할 신조어마저 등장한 것이다.

테러 사건이 있기 전에는 구제역 테마, 적조 테마, 그린벨트 테마, 광우병 테마 등 각종 뉴스에 편승한 억지 테마가 기승을 부렸다.

이들 테마 중에는 기업의 실적과 무관한 것들이 적지 않다. 설령 진짜 호재성 재료라 할지라도 정작 실적에 반영되려면 적지 않은 기간이 필요한데도 이들 테마주들은 하루 상승한 뒤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억지 테마 가운데에는 지난 여름 증시에 유행했던 '청소년 탈선 테마'를 빼놓을 수 없다. '바캉스 테마'라고 불렸던 이 테마는 본드.콘돔.부탄가스 등을 제조.판매하는 업체들이 그 대상이었다.

바캉스 시즌을 맞아 탈선 청소년들이 많아질 것이고 결국 본드.콘돔.부탄가스 판매도 늘어날 것이라는 황당한 해석과 함께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이처럼 억지 테마가 횡행하는 것은 재료에 목말라하는 시장 심리를 이용해 일부 투기세력들이 각종 뉴스에 편승,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고 있는데 따른 현상이라는게 증권가의 해석이다.

특히 요즘 테마들은 시세의 연속성 없이 하루 상승한 뒤 급락하는 경우가 많아 추격 매수 위험성 또한 큰 것으로 지적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김해용기자 k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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