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집값 선거철효과 기대 마세요

◈내년 대선..지선 돈 풀려도 경기 허약 할땐 상승세 못받쳐

내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부동산값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부동산에 '선거특수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선거 때마다 나오는 경기부양책과 선거자금의 시중유입 등으로 통화량이 늘어 부동산시장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거와 부동산시장은 특별한 '상관관계'를 갖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선거가 부동산시장에 심리적 영향을 미칠진 모르지만 전반적인 경기가 뒷받침되지않고서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실제로 지난 90년 대선 때(12월)의 부동산시장을 보면 전국 집값은 마이너스 0.2%의 변동률을 나타냈고, 한 달 전인 11월에도 1.4%선 하락 했다.

지자체선거가 있었던 지난 94년 집값의 경우도 선거(6월)를 앞둔 4월부터 3개월간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7월에 잠깐 올랐으나 이사철인 10월에는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다시떨어졌다.전문가들은 경기종합지수변동률을 놓고 볼 때 집값과 경기는 6개월~1년가량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던 94년 9월의 경우 경기종합지수가 그해1월 1%에 가까운 상승률을 나타냈고, 집값이 연중 오름세를 보였던 97년에도 95년 하반기 경기종합지수가 6개월간 보합 또는 상승세였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집값 등락은 선거 등 돌발변수보다는 당시의 경기동향과 연관시켜 보면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부동산시장을 움직일 변수가 선거보다는 경기와금리라고 말한다. 앞으로의 부동산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는 것은 올들어 국내경기가 IMF 직후와 같은 수준으로 침체된 가운데 최악의 실업대란이 벌어지는 등 사회전체가 경기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데 있다. 대구지역은 물론 국내 전반의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미국에 대한 동시다발 테러로 인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소비심리 위축과 경기침체 상황은 국내에도 영향을 미쳐 소비시장 및 투자처 전반이 위축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은 올초를 시점으로 활기가 일었던 부동산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이같은 경제여건으로 볼 때 우리나라 경기는 전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미국의 테러사태가 미치는 소비심리와 수출차질, 유가인상 등을 불러 국내 전반의 경기침체를 장기화, 부동산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금리도 마찬가지다. 저금리가 올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곤 하지만 경제전반으로 볼 때 기대한 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저금리정책에 의한 경기부양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미 '약발'이 떨어진 저금리정책을 더 이상 지속시키겠는가 하는 의문을 표시하는 것도 부동산시장의 불안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부동산시세가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여러가지 경제여건으로 봤을 때 더 이상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한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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