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이슬람 근로자 '전쟁 불안'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보복 공격이 임박하면서 한국에 거주하는 아랍권 출신 사이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특히 아프간과 입접한 파키스탄이 미국의 테러범 색출 및 응징에 전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파키스탄인들은 전쟁의 불똥이 본국 가족들에까지 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대구출입국관리소에 따르면 대구지역에 거주하는 아프가니스탄 인근 파키스탄, 인도, 이란 등의 출신은 800여명에 달하고, 불법체류까지 합하면 1천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대체로 미 테러 대참사의 범인 색출 및 처벌엔 동의하면서도 미국의 대대적 전쟁 선포 이후 자신들의 고국이 분쟁에 휘말릴까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파키스탄인 알리(32)씨는 "고국 대통령의 미국 지지 약속으로 파키스탄까지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사이에 끼여 양쪽 모두와 관계가 나빠지거나 나중에 보복까지 당할는 일이 생길까봐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역시 파키스탄 출신인 모하메드(27)씨도 "테러범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중동 테러단체를 지목하고 특히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선전포고를 한 것은 좀 이른 것 같다"며 "동포들을 만나면 전쟁이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걱정을 늘어놓는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하는 한 파키스탄인은 "현재 사놓은 섬유 원단을 파키스탄으로 반입을 못하고 있는 데 전쟁이 오래가면 큰 일이다"고 말했다.

외국인노동자 상담소 김경태 소장은 "전쟁위기감 고조로 중동인근 국가 출신들이 많이 불안해 하고 걱정해 보기가 안스럽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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