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 대참사의 배후인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이 사우디아라비아 백만장자의 아들로 '행복한 삶'을 마다하고 강경 테러조직의 지도자란 험난한 삶을 선택한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빈 라덴은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하면서 반미감정을 키워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빈 라덴은 이스라엘과 맞서 대항하다 가족은 물론 친구와 집을 잃었다는 전우들과 함께 구 소련을 몰아내기 위한 수 많은 전쟁에 참가했다.펠레스타인계 언론인으로 1980년대에 그를 만난 적이 있는 자말 이스마엘은 "빈 라덴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과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소식을 듣고 흐느끼는 장면을 몇번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1989년 아프간 전쟁이 끝난후 빈 라덴은 본격적으로 반미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빈 라덴은 예언자 마호메트가 묻힌 땅에 미군이 발을 딛지 못하도록 사우디 정부를 설득하려 했으나 무위로 돌아갔다.당시 그는 사우디 국방장관이던 술탄 왕자에게 자주국방 훈련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자신의 건설회사 장비로 이라크와의 국경을 강화하겠다는 제안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우디 지도부는 방대한 원유 매장지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을 택했고 이를 비난하는 그로부터 시민권까지 박탈했다. 결국 그는 수단으로 망명했으나 미국과 사우디의 압력으로 추방돼 아프간을 택했고, 이곳에서 미국을 제1의 적으로 삼고 성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결국 사우디 아라비아의 미군주둔을 계기로 빈 라덴은 반미테러에 대한 결심을 굳히고 방대한 테러조직 건설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빈 라덴은 지난 1999년 1월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회견을 통해 "유대인과 미국인에 대한 지하드(성전.聖戰)를 선동하는 것이 범죄로 간주된다면 역사에 범죄자로 남겠다"고 말했을 정도로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깊은 반감을 갖고 있다.
서방세계에서 무고한 인명을 살상한 '악마'로 지칭되고 있는 빈 라덴은 회교근본주의자들에게는 부드러운 말투에 남의 말을 잘 경청하면서 신앙심이 돈독한 아주 차분한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는 아라비아 말(馬)을 타는 것이며, 병자들에겐 스스로 꿀과 약초를 조제해서 치료까지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1m80㎝의 호리호리한 체격에 수염을 기르는 빈 라덴은 거의 매일 새벽에 일어나 기도하고 치즈와 빵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떼운 뒤 세계정세를 면밀히 파악한다고 한다. 이어 직접 전투대원들과 함께 폭탄을 투척하고 가상의 적을 향해 사격을 하기도 한다.
빈 라덴은 사우디 제다에서 54명의 자녀를 둔 모하메드라는 아버지의 한 아들로 태어나 10대 때 이슬람 전사의 길로 들어섰으며, 현재 4명의 아내와 14~18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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