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보복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6일 국방부가 보복공격이후 사태진전, 한반도에 미칠 영향 등을 검토하며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미 본토 동시다발 테러에 대한 미국민의 들끓는 분노를 감안할 때, 미국의 보복공격이 해.공군을 이용한 단지 몇차례에 걸친 공습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이고 대규모 보복공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국방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그 경우에 한반도에 배치된 주한미군이 현지에 동원될 지 여부가 관심거리다.
2000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3만7천명의 병력을 가진 주한미군사령부 예하 미8군사에는 140여대의 신형 M1전차, 170여대의 브래들리 장갑차를 비롯해 30문의 155㎜자주곡사포, 30여문의 다연장 로켓, 패트리어트를 포함한 각종 지대공 및 지대지 유도탄, 70여대의 아파치 헬기(AH-64)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 주한 미7공군은 F-16 등 70여대의 최신예 전투기, 20여대의 A-10 대전차공격기, U-2 정찰기를 포함한 100여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주한미해군사, 해병대사, 특수전사 등도 한반도에 배치돼 있다.
군 당국은 일단 주한미군 병력이나 장비가 현지로 투입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라크와 전면전을 벌였던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에도 이런 저런 관측에도 불구, 주한미군 전력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국방부 핵심관계자는 "50년 이상 군사대치를 벌여온 한반도 역시 언제 위기가 발생할 지 모르는 지역"이라며 "여기는 여기대로 주한미군이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미 행정부가 주한미군 전력을 아프간에 투입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걸프전 당시에는 한반도에서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최근 남북관계 개선으로 한반도에서 전쟁 가능성이 다소 낮아짐에 따라 미국이 주한미군 일부 전력을 빼내 아프간 공격에 투입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없지 않다.
지금까지 군 당국은 미국이 주한미군 전력을 뺄 가능성은 거의 없고, 다만 미태평양사령부 예하 주일미군 일부 전력과 사태가 악화될 경우 한반도 증원전력의 주축으로서 69만명의 병력과 함정 160여척, 항공기 1천600여대를 보유한 시차별 부대전개제원(TPFDD)중 일부가 대아프간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이미 주일 미해군은 15일 아침 이지스함 '카우펜스'를 출항시킨 데 이어 17일 또다른 이지스함인 '카티스 윌버'와 '빈센스'를 출항시킬 예정인 것으로 보도됐다.다른 국방부 관계자도 "주한미군 전력이 투입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된다"며 "다만 유사시 미군의 한반도 증원전력중 일부가 아프간에 투입될 경우 한반도에 힘의 공백이 생길 것에 대해 우리가 대비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부시 행정부가 우리나라에 군사지원을 요청해 올 경우 걸프전 당시의 선례를 바탕으로 의료와 수송, 공병 등 비전투 분야에서 제한적인 지원은 검토해 볼수 있다는 게 군 당국의 생각이다.
걸프전 당시 우리 정부는 총 5억달러의 현금.수송.군수 물자를 지원했으며, 이가운데 C-130 수송기 5대와 150여명의 의료지원단 및 공병단을 파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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