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미 한인들 미국돕기

미국 동시다발 테러의 최대 피해지역인 뉴욕에서는 한인사회가 적지않은 타격을 받아 피해자 입장이지만 '이젠 우리가 미국을 돕자'라는 구호로 헌혈과 구호품-성금 모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미국내 최대의 한인 거주지역인 로스앤젤레스 시민들은 공중납치된 여객기 4대중 3대의 목적지가 LA였던 만큼 사고 직후 자신이나 친지들이 희생될 수 있었다는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했으나 '국난'을 당한 미국을 돕기 위해 한인들이 실제로 보인 행동은 보통의 미국인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뉴욕=뉴욕한인회(회장 김석주)는 테러사건이 발생한 당일 엄청난 부상자로 피가 부족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곧바로 헌혈운동에 들어갔다.

테러발생 나흘째인 14일부터는 구호품과 성금 모으기 운동이 본격화됐다.

라디오서울에는 적게는 몇달러에서 많게는 수천달러씩 성금을 내겠다는 한인들의 약속이 이어졌으며 현지신문과 한인단체들이 중심이 된 성금접수 창구에도 구호품과 성금이 답지했다.

뉴욕한인식품협회의 경우 적십자사에 생수 4천병을 기증했으며 한 장의업체는 협력업체와 함께 구조활동을 벌이다 숨진 소방관과 경찰관의 장례를 무료로 치러주겠다는 뜻을 한인회에 전달했다. 또 현장에서 구호활동에 나선 요원들이 사용할 수있는 무전기 1천대를 구해 제공하겠다는 약속도 이어졌다.

또 한인이 운영해 온 유명 등산용품 업체 '마운틴기어'가 등산화 1천켤레를 구조본부에 기증했다.

마운틴 기어의 사장 피터 류(52)씨는 무너진 건물더미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요원들이 신을 안전화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티셔츠 500장과 등산화 1천켤레를 선뜻 내놓았다.

구호품 접수처에는 생수를 비롯한 각종 구호품이 너무 많이 답지해 일부 품목은 더 이상 접수를 받지않고 돌려보내는 상황이지만 류씨가 내놓은 등산화는 건물더미위에서 작업을 해야하는 구조요원들에게 긴요하게 쓰일 수 있어 반색을 한 것으로알려져 있다.

△LA=한인회 등 각종 단체들은 자발적으로 헌혈운동을 전개하고 피해복구 성금모금에 발벗고 나섰다.

한인 업소가 즐비한 윌셔가 빌딩과 상가들은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조기가 내걸렸고 언론사에는 헌혈장소와 구호품 보낼 곳을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했다.

LA 남부에 본사를 둔 현대·기아차 미국판매법인들도 11일부터 조기를 게양하고 있다.

하기환 LA한인회장 등 각 단체장들은 13일 11가와 버몬트가에 있는 적십자사 LA지부를 찾아 헌혈했으며 대한항공 임직원도 헌혈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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