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화학무기 테러가능성 우려

5천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뉴욕과 워싱턴의 테러공격 사건 발생 이후 국가안보 및 공중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보다 훨씬 많은 희생자를 낼 수도 있는 생화학무기가 테러에 동원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신경가스, 탄저균, 천연두 등 전염성이나 독성이 강해 '빈자(貧者)의 원자폭탄'이라고도 불리는 생화학무기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추적을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때문에 이들 무기가 테러에 사용됐을 경우의 인명피해나 공포, 혼란상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전문가들은 생물학 테러를 피할 수 없지는 않다고 조심스럽게 강조하고 있으나이러한 공격을 가할 수 있는 과학 지식과 기술, 그리고 어떤 국가나 집단에 대한 사무치는 원한은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999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생물학적, 또는 화학적 공격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바 있고, 세계무역기구(WTO) 회의가 열렸던 시애틀의 각병원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생화학무기 해독제를 비축하기도 했었다.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의 한 사령관은 지난해 오사마 빈 라덴이 화학무기를사용해 자신의 전사들을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뉴욕 타임스는 16일 빈 라덴이운영하는 아프간 동부의 테러 훈련장에 죽어 있는 동물들의 위성사진을 게재하고 독극물 사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경가스나 기타 독극물 등 화학무기는 많은 수의 사람들을 동시에 쓸어버릴 수있는 엄청난 효력이 있으나 이에 직접 노출되지 않은 사람들에게까지 확산되지는 않는다.

이와는 달리, 생물무기의 공격이 공항이나 운동경기장 같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가해질 경우 그 희생자들에게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이 당장 나타나지는않지만 그 때까지는 이미 다른 많은 사람들을 감염시키게 된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생물무기 테러 공격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과 백신이 충분치 못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의 두뇌집단인 '핵 위협 이니시어티브'의 마거릿 A.햄버그 박사는 "생물무기 위협에 적절하게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생물무기 공격에 취약한곳이 어디인가를 평가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공격 사건이 생물무기 공격의 조짐으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다른 견해를 피력하고 대부분의 테러분자들은 그에 관한 전문지식을갖고 있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생물무기를 동원한 전투는 지난 1972년 143개국이 서명한 생물무기금지협약에의해 금지되고 있으나 과거에는 생물무기가 사용된 바 있다. 중세에는 물론 미국 서부에서도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천연두에 희생됐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1983~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때와 1987~1988년쿠르드족에 대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 미 중앙정보국은 후세인이 또 다시 화학무기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구 소련은 방대한 양의 세균전 무기를 비축했다. 조지 W.부시 대통령의미 행정부는 지난 7월 생물무기 금지 이행을 강화하기 위한 협상에서 철수했다. 양국은 감염력을 더욱 높인 탄저균을 개발해 그 효력을 파악하는 등 여전히 새로운 생물무기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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