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테러응징 확전 가능성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등 미국 지도부가 16일 테러 주모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을 포함, 전세계 테러 배후·지원 세력을 겨냥한 장기적이고 총체적인 전쟁을 선언, 아프가니스탄 외에도 테러 지원국가인 이라크 등 일부 중동 국가에 대한 확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16일 "우리의 목표는 그들(테러세력)을 찾아내고 만약 도주하거나 숨는다면 동굴 속까지 쫓아가 철저히 궤멸시키는 것"이라고 밝혀 모든 테러세력에 대한 총체적인 응징의지를 밝혔다. 딕 체니 부통령도 이날 NBC 방송에 출연, "이번 테러의 주범은 빈 라덴이지만 다른 테러조직의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빈 라덴과 아프간 외에 추가 공격목표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체니 부통령은 "이번 전쟁은 전세계에 퍼져 있는 테러조직을 상대로 한 것"이라면서 "수년이 걸리더라도 전세계에 퍼져 있는 테러조직을 분쇄할 것"이라고 말해 미 정부 내 장기전 불사방침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또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전세계에 걸쳐 있는 테러조직을 언급하면서 이집트의 이슬라믹 지하드와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을 지목했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15일 "제임스 울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과거 빈 라덴과 협력했다는 상당한 정황증거가 있다며 후세인 대통령의 이번 테러 주 용의자로서의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BBC 방송은 또 16일 부시 행정부 고위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대 테러 십자군 전쟁이 확전으로 내달을 것이며, 아프가니스탄 뿐 아니라 최대 60개국이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파키스탄 정부는 미국에 대해 미군 영공통과 허용 등 전폭적인 군사협력을 약속한 데 이어 17일 빈 라덴의 신병을 3일내 인도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대규모 군사공격에 직면할 것이라는 내용의 최후통첩을 탈레반 정권에 전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고위관리들로 구성된 대표단을 파견했다.

미국은 공격개시에 앞서 비정규부대인 특수작전 병력을 아프가니스탄 주변 파키스탄에 이미 투입, 사실상 빈 라덴 색출을 위한 군사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지스 함등 함대병력을 인도양으로 이동시키는 한편 유사시 아프가니스탄에 지상군 병력을 진주시키기 위한 전투태세도 완료했다. 이밖에 영국 소속 함정 6척이 이집트 수에즈운하를 통과하고 호주도 무력사용을 승인, 다국적군 편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의 공격이 임박한 아프가니스탄에는 주민들의 국외탈출 등 대규모 피란행렬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란은 16일 난민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900㎞에 이르는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을 폐쇄했다.

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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