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본토 수호 작전명 '노블 이글'

'9.11 테러참사'후 미국 본토 수호 군사작전명은 '노블 이글'(Noble Eagle)로 명명됐다. 글자대로 번역한다면 '당당한 독수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의미는 깊다. 독수리가 미국을 상징하는 국장(國章) 중 하나인 만큼 이글은 미합중국 전체를, 노블은 사자가 '밀림의 왕자'이듯 '하늘의 왕자'인 독수리의 위용을 뜻한다고 보면 무난하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지난 15일 본토 수호 작전명을 '노블 이글'로 발표했을 때 한 대변인은 이 명칭이 "본토를 방어하고 테러참사 후속 대책을 관리하는 임무"를 나타내는 총칭이라고 설명했다.

군사전문가들은 현대적 군사용어에서 자신감과 강력함을 의미하는 노블 이글과 같은 명칭은 매우 신중한 검토를 거쳐 선정된다고 말했다.

합참본부 참모들은 작전 성격을 잘 나타내는 어휘를 찾기 위해 모든 자료를 샅샅이 뒤진다. 군사작전이 해상일 경우 바다와 관련된 단어를, 공중일 경우 새와 관련된 단어를 찾는다.

다만 과거 작전명과 중복되지 않아야 하며 혐오감을 나타내거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용어는 배제된다.

미국이 지난 몇년간 크고 작은 군사작전에서 사용한 작전명은 '오퍼레이션 샤이니 베이어닛(번쩍이는 총검)' '오퍼레이션 롱혼(뿔이 긴 소)' '오퍼레이션 레인보우(무지개)' 등이 있다.

군사작전명이 일반 국민들의 입에까지 오르내리고 한 것은 지난 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격퇴작전 때라고 보면 된다.

'사막의 방패'(Desert Shield), '사막의 폭풍'(Desert Storm)은 지금도 우리의 귀에 낯설지 않다.

미국은 91년 1월17일 페르시아만 주둔 미군이 쿠웨이트의 이라크 점령지내 목표물과 이라크를 공격하면서 작전명을 '사막의 방패'에서 '사막의 폭풍'으로 바꿨다.사막의 방패는 이라크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을 막는 방어적 의미로 붙여졌으나 공세적 전략으로 바뀌면서 사막의 폭풍으로 변경된 것이다.

이런 명칭에서 보듯 작전명은 작전의 성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목적이 있다.

제임스 에터 아메리칸군사대 총장(예비역 해병대 소장)은 "작전명은 군사작전의 성격을 쉽게 나타내기 위한 것이지 학문적 측면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역사적으로 작전 명명은 1세기 전부터 시작된 오랜 관행이었다. 대표적으론 2차대전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명 '오퍼레이션 오버로드'(Operation Overord), 독일 나치의 동부전선 작전명 '오퍼레이션 바르바로사'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명칭은 역사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반면 사막의 폭풍 등은 방송과 신문의 제목으로 부각되고 티셔츠.광고 스티커.장식품에 활용됨으로써 일반인에게 급속히 인지됐다.

그러나 작전명이 반드시 본래 목적을 달성했던 것만은 아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한 작전명은 '오퍼레이션 슬래머(Slammer)'으로 붙여졌으나 공세적 작전명만큼 큰 전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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