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내銀도 고객자료 백업...천재지변 만전

미국 세계무역센터빌딩 테러 사건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JP 모건스탠리은행. 고객명단과 은행 운용 실적 등 모든 자료가 저장된 전산센터가 폭파당해버렸다. 그런데도 은행이 재기할 수 있는 것은 은행의 모든 자료가 다른 제3의 장소에 저장돼 있는 '백업(BACK UP)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었기 때문. 미국은 지난 93년 세계무역센터 폭발 사건때부터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이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면 어떻게 됐을까? 지난해 여름 수도권 집중 호우 때 모증권사 전산센터가 침수돼 모든 고객 파일이 손상돼 큰 혼란이 빚어진 적이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이 때 전산센터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모든 금융기관에 백업시스템을 갖출 것을 종용중이다. 금융기관은 특성상 주력 컴퓨터가 불의의 사고나 천재지변으로 고장이 나면 다른 컴퓨터가 곧바로 가동해야 한다.

현재 별도의 전산센터를 갖춘 곳은 2개 시중은행 정도. 본점에 있는 것과 똑같은 컴퓨터 및 인력을 갖춰야 하므로 엄청난 자금이 들어가 쉽게 갖추기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의 은행들이 운용중인 백업시스템은 BRS(Business Recovery System). 제2의 전산센터를 따로 만드는 대신 삼성SDS, LG EDS, 한국IBM, 현대정보기술 등 전문 전산정보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만일의 사태 때 '고객 원장'을 가져와 시스템이 가동되도록 하고 있다.

은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파일로 3부를 보관한다. 한곳은 은행 전산센터 메인컴퓨터. 다른 하나는 은행에 있는 내화·내진금고. 나머지 하나는 원격지에 보관하고 있다. 대구은행의 경우 대구를 벗어난 곳에 원격지 금고를 운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 등 천재지변 때 동시에 피해를 입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원장은 거의 실시간으로 가동되며 문제가 있을 경우 늦어도 3시간 이내 복구되도록 돼 있다.

메인컴퓨터가 고장나거나 불의의 사태가 발생하면 다른 2곳에 있는 원장을 갖고 계약된 BRS 제공 업체로 가서 가동시킨다.

조성태 대구은행 CIO는 "은행들의 경우 거의 완벽한 전산 대체수단이 마련돼 있다"며 "대구은행은 부산은행과 공동으로 독자 전산망 구축도 2003년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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