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석후 대량감원, 휴폐업 회오리

지역 산업계의 올 추석은 유례없이 냉랭한데다 감원, 휴.폐업 등이 예고돼 불안한 파고에 휩싸이게 됐다.

장기불황에 미국 테러사태가 겹쳐 경기회복 시점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심화하면서 경영계획 전반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해 'IMF 이후 제2의 구조조정'이 전망된다.

특히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보복전이 중동 전체에 파급돼 유가가 급등하고 이에 따른 원가 부담 가중으로 상당수 업체들이 도산할 것이라는 이른바 '10월 대란설'까지 유포되면서 기업들의 몸사리기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19일 지역 업계에 따르면 당장 이번 추석 상여금 경기부터 얼어붙을 전망이다. 산업단지관리공단 조사 결과 대구 5개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3천여 업체의 절반 이상이 추석 상여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고 10만~30만원 정도의 귀향여비만 줄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400여 업체는 비누세트 같은 1만원 안팎의 선물로 대신할 계획이다. 예년처럼 100% 상여금을 지급하는 업체는 10%인 300개사, 30~50%를 지급할 업체는 1천개사에 불과하다.

이는 외환위기라는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업체 대다수가 50~100% 정도의 상여금을 지급하고 귀향차량 등 각종 편의룰 제공했던 2~3년전과는 현격히 다른 양상이다.

업체들은 또 자금운용 및 설비가동 한계상황으로 추석 이후엔 대규모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서대구산단 ㄷ무역을 비롯해 ㅅ직물, ㄱ염색, ㅎ통상 등 상당수 업체들은 다음달 초 6명에서부터 많게는 50명까지 희망퇴직 등을 통해 내보낼 예정이다.

달성산단 ㅇ기계, ㄷ공업 등은 직원 30명~50명씩을 직업훈련기관에 고용유지훈련을 보내는 방식으로 감원억제 경영을 실시하고 있으나 추석 이후 불황이 심해지면 구조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역 주력 및 특화업종인 제직.염색.안경테업계에선 도산 같은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현재 70%대로 낮춘 가동률을 절반 이하로 더 줄이거나 아예 공장 문을 일정 기간 닫는 곳도 속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구조조정 바람은 자동차부품, 토목업 등 극히 일부 업종을 제외한 전 산업체에 불어닥치고 있다.

성서산단 관계자는 "추석을 고비로 설비가동에 한계를 느낀 상당수 업체가 아예 문을 닫거나 감원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예정이어서 고용불안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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